한국에서는 인터넷 밖(오프라인)과 인터넷(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면서 아직도 결론이 유보된 사항이 있다. 바로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일반 서점과 인터넷 서점간의 경쟁상황이다. 인터넷에서는 크게는 20% 가깝게 인하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서적의 가격을 둘러싸고 교보, 영풍, 종로 등의 대형서점은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상품이 아니다, 가격인하가 웬 말이냐 라는 의견과 책도 엄연히 문화상품으로서 가격 선택의 여지가 주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대립된 가운데 양측의 촉각은 여전히 곤두서 있다.
가격 경쟁이 가져온 오프라인의 위기 이 문제는 서적이라는 아이템에만 국한된 부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이 줄 수 있는 수많은 장점들-이른바 택배회사와 연결된 배송 조회 추적 시스템이라든가 짭짤한 가격대, 손쉽게 집 앞까지 배달되는 환상적인 마케팅 전략은 유통 시스템에 대단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별 것 아니라는 식으로 반응했던 대기업과 대형 유통업체들은 놀라기 시작했고 결국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도 점포를 열고 상품 배열에 신경 쓰기 시작했으며 네티즌이라는 기하학적인 손님을 상대하기로 결심했다.
공룡과 개미의 소리없는 전쟁 그러나 싸움은 만만치 않았다. 대기업의 인터넷 상점과 인터넷만의 상점, 이 양측의 힘겨루기에는 소위 IT(Information Technology:정보기술) 전문인력이라는 아웃사이더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IT인력들은 네티즌의 구매 요인을 알고 있었으며, 이에 맞추어 인터넷 시장을 꾸려나갈 줄 알았다. 결국 반디앤 루니스와 같이 인터넷과 인터넷 밖의 상점을 둘 다 갖춘 대형 브랜드보다 아마존닷컴과 같은 인터넷 전문기업이 오히려 온라인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음은 주지된 사실이다. 대기업에게 있어 인터넷이라는 온라인은 간과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과다 비용을 지출하면서 유지보수를 하기에는 곤란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해답은 있지만 점진적인 문제 온라인과 오프라인,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 못지 않은 수익을 발생하게 하는 것이다. 사용자들의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서 평판을 좋게 만들던가, 그렇지 않으면 마일리지나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해도 좋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인터넷의 개미 군단인 벤처와 그에 상응하는 대기업이라는 공룡은 공존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서점과 오프라인 서점들의 왈가왈부는 그럭저럭 지켜볼 만한 문제다.
인터넷 칼럼니스트 권일지(coffeena@ihk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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