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16강 진출의 국민적 염원을 품은 임오년의 태양이 솟아오른 가운데 한국 축구대표팀이 속한 2002년 월드컵 D조 본선 리허설이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일대에서 개최되는 북중미 골드컵(18일∼2월2일)을 무대로 펼쳐진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브루스 아레나 감독이 지휘하는 미국이 골드컵 B조에서 월드컵 전초전을 치르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여기에 포르투갈 올리베이라 감독과 폴란드의 엥겔 감독이 정보수집을 위해 골드컵을 참관하기로 결정, 골드컵은 단순히 한-미 전초전을 넘어 월드컵 D조 4개국 사령탑이 모두 집결하는 준 월드컵 수준으로 격상됐다.
본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한조에서 사투를 벌여야 할 4개국 감독이 같은 장소에서 만나는 것은 극히 드문 일. 본선을 방불케 하는 4개국의 신경전이 장내 장외를 뜨겁게 달굴 것은 불보듯 뻔하다.
지난해 12월1일 조 추첨식에서 서로 첫 대면을 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감독과 코치는 물론 기술위원까지 모두 파견, 엄청난 정보전 양상을 띨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러한 팽팽한 긴장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D조에서 가장 유력한 16강 후보로 꼽히는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의 올리베이라 감독은 최근 유럽연맹 인터넷 사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우승까지 바라보는 자국내의 흥분된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듯 "16강 진출이 먼저"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그는 특히 16강행의 가장 껄끄러운 상대로 폴란드와 미국 대신 홈그라운드 프리미엄을 지닌 한국을 꼽았다. 골드컵 참관 결정도 홈팀 한국에 대한 부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추첨 직후 한국과 미국에 1승씩 거두고 포르투갈에 패해 2승 1패, 종합 2위로 16강 진출을 내다봤던 폴란드 현지의 낙관적인 분위기도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폴란드 언론은 "첫번째 상대인 한국을 무조건 잡아야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은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있어 쉽지 않은 상대"라고 진단, 경계의 끈을 늦추지 말 것을 거듭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9일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개장기념 평가전에서 일합(한국 1대0 승리)을 겨룬 한국과 미국은 이번 골드컵에서도 서귀포 맞대결때와 마찬가지로 기선은 제압하되 고도의 정보전을 의식, 전력을 100% 보여주지는 않는 전략수립에 골몰하고 있다. D조 16강 진출국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날지 이번 골드컵에 본선 32개국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상황이다.
<서울본사-박천규 기자> ckpark@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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