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가 한국의 한 TV방송 프로그램에서 캘리포니아주의 헐리웃 거리를 찾아 거리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한국이 어디 있는 나라인지 아느냐?”고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뜬금 없이 질문을 받은 많은 외국인 중 사회자가 들고 있는 지구본에서 정확히 한국을 찾아내는 사람은 거의 드물었다. 더군다나 사회자가 당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 몸담고 있던 투수 박찬호의 ‘고향’이라는 설명까지 곁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절반 가량은 “도대체 박찬호가 누구냐?”고 되묻기까지 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처음 만난 외국인들은 동양인을 보면 흔히 먼저 중국인인지를 묻고 그 다음으로는 일본인인지 여부를 묻는다. 아니라고 대답하면 한국인인지 되묻기보다는 난해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경우를 더 많이 목격하게 된다.
국력 또는 국가의 경제적 위치 탓, 이민역사의 길고 짧음 탓, 또는 수(數)적으로 우선 불리한 탓 등 해석하기에 따라 나름대로 그럴듯한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한국인 스스로 한국을 알리는데 게으른 것은 아닌가 생각되어진다.
12일은 음력설이었다. 미국식 표현으로는 `Chinese Lunar New Year,’ 즉, `중국의 음력설’이라는 표현이 공식화되고 있다. 한국도 공식적으로 음력설을 쇠고 있고 이곳 한인들의 연중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이기도 한데 말이다.
오히려 한인 스스로도 대수롭지 않게 `Chinese Lunar New Year’이라고 외국인들에게 소개하기도 한다. 대부분은 이래저래 설명하기 귀찮기 때문이다.
중국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가로 인식되고 있고 `동양인=중국인’의 공식이 일반화되어도 많은 한인들은 무신경한 듯 보인다.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힘이지만 열심히 한국을 알리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이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커뮤니티가 하나가 되어 한국 알리기에 열심을 다하지 않는다면 뉴욕에서 아무리 `Chinese Lunar New Year’를 공식 공휴일로 지정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중국인들이 치장한 화려한 장식 뒤에 숨어있게 되는 신세일 뿐이고 남의 잔치자리에 끼어 앉은 불편한 객(客) 노릇밖에 더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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