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위크’인 이번 주, 디자이너들의 패션 쇼가 한창인 뉴욕에서는 브라이언트 팍에도 수퍼 모델들이 가득했지만, 매디슨 스퀘어 가든 역시 또 다른 종류의 수퍼 모델들로 북적였다. 완벽하게 몸치장을 한 매디슨 스퀘어 가든의 수퍼 모델들도 완벽한 골격에 도도한 자태로 심사위원들을 녹일 뿐만 아니라 관중들로부터 박수와 탄성들을 이끌어 냈고 그중에서도 최고로 뽑히면 여러 잡지에 전면으로 총천연색 얼굴사진이 실린다. 다만 그 잡지 제목들이 ‘독 뉴스’ ‘캐나인 리뷰’ ‘쇼우 사이트’ 같은 것들이다.
이 제 126차 연례 웨스트민스터 커넬 클럽 독 쇼에 출전한 스타들중 미니어처 푸들로 ‘독스 인 리뷰’ 잡지 최신호 안 표지에 그 실물대 사진이 나와 있는 ‘서리 스파이스 걸’은 마치 발목과 엉덩이, 가슴에만 푸들 털로 끝단을 댄 맞춤 샤넬 수트라도 입은 것 같은 모양이다. 이런 클래식한 외모는 매년 이 대회에 출전하는 미니어처 푸들 모두에게서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스파이스 걸의 경우는 매우 신선하게 느껴진다.
결국 13일, 이 대회 최고상을 받은 스파이스걸은 델라웨어주 그린우드에 사는 앤 로저스 클락(73)과 그의 이웃인 카즈 호사카의 작품이다. 클락은 이 대회에서 벌써 3번이나 최고상을 받은 개를 기른 전문 조련사이자 심사위원이기도 하다.
출전 대기중인 개들을 일반인들도 구경할 수 있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 지하실에 가보면 우리 속에 있거나 치장대 위에 있는 개들은 매우 순하고 점잖다. 밀치고 당기고 소리지르고 으르렁거리는 것은 모두 사람들이다.
사람을 지켜야할 로트와일러 같은 맹견을 거꾸로 사람이 지키고 있는 것도 희한한 풍경이지만 이 대회에 여러번 출전한 베테란들은 그럴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우리 속으로 손가락을 넣어 찔러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무심코 한번 쓰다듬으면 5시간은 걸려 샴푸하고 블로우 드라이로 말리고 빗질해서 멋을 낸 털이 다 망가져 버린다는 것이다. 또 나름대로 동물을 사랑한다고 무조건 우리를 다 열어버리는 동물애호협회 사람들도 가끔씩 나타나기 때문에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것이 바로 경쟁자들의 사보타지. 일년 내내 땀흘리고 돈 들여서 정성껏 키워온 개가 아주 작은 잘못 때문에 상을 받지 못하게 할 수는 없다. 이 대회에서 최고상을 받는 정도의 개라면 전국에서 열리는 150개쯤 되는 행사에 참석하는 여행 경비와 훈련 및 핸들러 수고료, 광고료등으로 연간 20만달러쯤은 든다.
웨스트민스터 커넬 클럽은 사냥개를 기르던 남자들이 창립한 것이지만 지금은 용모가 모든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치와와부터 곰 만큼 큰 뉴펀들랜드에 이르기까지 총 159종의 개들의 용모를 엄격한 기준을 가지고 심사하는 이 대회는 최고 엘리트 개들만 모이는 개 세계의 수퍼보울로 여기 출전하는 개들은 모두 어느 대회에선가 우승해서 출전에 필요한 점수를 모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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