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시각
▶ (데이빗 이그내시어스/ 워싱턴 포스트)
유럽이 선거의 해여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유럽 정치인들의 말이 점점 더 선동적이 돼 가고 있다. 혹은 미국이 더욱 호전적이 돼 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유야 어쨌든 미국과 유럽의 균열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요슈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은 "유럽은 미국의 위성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이번 주말 아시아로 여행을 떠나는 부시 대통령은 말 많은 유럽에서 조금이라도 멀리 있게 돼 조금이나마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적어도 중국은 부시의 반 테러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간에 간격이 벌어진 원인을 부시의 ‘악의 축’ 발언 탓으로 돌릴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보다 더 심각하다. 양쪽 사이가 멀어지고 있는 근본 원인은 양측의 이해 능력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는다면 양측 관계는 불안정한 상태에 빠질 것이다. 첫번째 불균형은 군사적인 것이다. 미국은 유럽보다 훨씬 강해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보여준 미국의 신 병기는 유럽보다 몇 년 앞선 것이다. 유럽은 군장비 현대화에 돈을 쓸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 모든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로벗슨 나토 사무총장은 유럽은 곧 "군사적 난쟁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인들이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유럽은 더 이상 외교적으로도 미국의 중요 파트너가 아니다. 러시아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양측 관계의 악화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다. 유럽인들은 9·11 테러가 얼마나 미국을 바꿨는지 모르고 있다. 미국인들이 얼마나 열렬한 애국심을 갖고 있는지 유럽인들은 모른다. 미국인들은 전쟁을 하고 있으며 적이 우리를 공격하기 전 적을 먼저 분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럽인들은 이를 단순 사고라고 볼지 모르지만 현실이 그렇다.
반면 유럽인들이 이미 수십년 간 테러와 전쟁을 벌여왔다는 점을 미국인들은 모른다. 영국은 IRA, 이탈리아는 적군파, 스페인은 바스크 테러를 경험했다. 또 유럽에는 수백만명의 회교도가 살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은 양국 관계를 가깝게 하는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미국과 유럽내 알 카에다 조직을 소탕하는데는 정보가 필요하다. 이를 공유하는 것이 군사장비 현대화보다 싸게 먹힐 것이다. 완전히 결별하기보다는 그렇게 하는 것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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