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세탁은 엄연한 불법이지만 로버트 매싱게일에게는 분명 합법이다.
지난 10월 말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연방조폐국을 떠나 텍사스주 샌앤토니오에 있는 연방준비은행 지점으로 향하던 대형 트럭 한 대가 서부 텍사스의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유전장비 트럭과 충돌했다.
출동한 경찰은 사망자와 중상자가 발생한 처참한 사고 현장에서 매우 특이한 화물을 발견했다. 무려 760만개의 동전더미였다. 새로 찍어낸 적동색의 반짝이는 페니들이 트럭 화물칸에서 쏟아져 길가에 오렌지처럼 산을 이루고 있었다. 얼마 후 평상시 건조하던 텍사스 기후가 심술을 부렸다. 폭우가 내린 것이다.
일대는 진흙천지가 됐고 동전들은 물과 흙 속에서 범벅이 됐다. 비가 그치고 진흙은 벽돌처럼 단단하게 굳었고 동전들은 그 속에 알알이 박혔다.
60세의 은퇴자 매싱게일이 등장한 것이 바로 이때다. 760만개의 페니들을 깨끗하게 세탁하고 숫자를 세는 일을 그가 맡은 것이다.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동전은 잘 있는가’라고 묻는다"
독특한 일을 맡으면서 하루아침에 전국 라디오 프로그램들에 출연하는 명사가 된 매싱게일은 이렇게 말했다.
"오늘 아침에는 몬태나주 헬레나에 있는 한 라디오와 인터뷰를 했다"
당초 매싱게일은 이 작업을 맡는 것을 망설였다. 이익을 낼지 아니면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될지 금방 분간이 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현장에서 동전이 박힌 진흙더미를 실어오는데 여덟 대의 덤프트럭이 동원됐다. 동전의 순수 무게만도 20톤이나 됐다.
임시로 고용한 한 명의 근로자와 함께 삽, 손수 만든 체, 시멘트 믹서, 세제, 저울을 동원, 돈 세탁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작업 진척도는 약 10%다.
만약 동전이 페니가 아니라 니클, 다임 혹은 쿼터였다면 아마 이 일은 매싱게일에게 돌아오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돈의 액수가 훨씬 컸을 것이기 때문이다.
연방조폐국은 돈의 종류에 따라 다른 수송수단을 이용한다.
다임, 쿼터, 지폐들은 현금 수송차를 이용하는 반면 니클이나 페니는 대형트럭을 이용한다. 지난 10월4일 러복 남쪽 90마일 지점의 US 84번 도로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의 경우와 같이 운반하는 돈의 책임은 트럭회사에 있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두 명의 사망자와 한 명의 중상자를 발견했다. 사고 책임과 배상에 대한 소송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전은 현재 트럭회사의 보험사 소유인데 이 보험사가 연방 재무부에 사고 발생에 따른 배상을 하게 된다.
보험사는 동전을 매입할 은행 두 군데를 찾았지만 진흙투성이의 동전은 은행의 동전계수기에 사용할 수 없어 돈 세탁할 사람을 물색하게 된 것이다.
매싱게일은 러복에서 시공무원으로 일하다가 지방 전력회사 책임자로 은퇴했다. 그는 1996년 벽돌 창고를 구입, 창고 보관업을 시작했다. 동전을 보관할 공간이 있고 돈을 셀 충분한 시간이 있었던 매싱게일은 돈 세탁의 적임자였다.
총액 7만5,000달러의 페니를 지키기 위해 당초 주당 400달러를 주고 경비원을 고용했지만 보험사에서 비용이 많이 든다고 반대했다. 생각 끝에 페니 진흙더미가 도난 당할 확률이 적다고 판단한 매싱게일은 경비원을 없앴다.
"아무리 많은 양을 훔쳐도 별 쓸모가 없을 것이다. 부피에 비해 가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매싱게일의 돈 세탁 작업은 먼저 진흙덩어리를 깨 동전을 체로 쳐 골라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다음 단계는 시멘트 믹서에 넣어 돌리는 것인데 처음에는 물로 그 다음에는 식초와 소금 혼합용액으로 세척하는 것이다.
매싱게일이 페니 760만개의 돈 세탁으로 받는 보수는 5,50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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