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의사들은 통증이 환자를 정화시키므로 마취는 비윤리적이라고 믿었었다. 아기를 분만하는 진통 역시 여성을 희생적인 어머니가 되도록 준비시켜 주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오늘날 미국에 통증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의사는 1,300명이 넘고 통증의 치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시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통증 때문에 직장 일도 못하고 가정생활도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구세주다. "제게 올 때쯤엔 이미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본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돕니다"라고 코네티컷주 스탬포드에서 통증관리 전문의로 일하는 빈센트 칼레시는 말한다.
통증 중에서도 가장 심한 것이 관절염과 허리 통증, 신경병과 대상포진이다. "통증 자체가 질병이며 통증은 간단한 일차원적 문제가 아니다"고 말하는 그리니치 하스피틀 내 새클러 통증관리센터 소속 전문의 폴 시걸은 "환자가 입원하면 우선 통증의 원인을 찾아내야 하는데 한가지 이상의 통증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한다.
일단 치료가 시작되면 환자는 현실을 바로 인식해야 한다. 통증 전문의들은 자신들의 목표는 통증을 그 정도나 지속시간을 50%까지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기적처럼 단숨에 낫는 약을 기대하지만 세상에 그런 것은 없습니다"고 칼레시는 말하지만 그저 아주 조금이라도 덜 아프면 만족하는 사람도 많다.
"100% 회복되리라고는 기대해 본 적도 없습니다"고 말하는 코네티컷주 댄베리 거주 도널드 에버하트(40)는 통증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다. 20년 동안 5차례의 무릎 수술을 받으며 15년 동안 진단도 할 수 없는 만성 통증에 시달렸던 그는 20세 때 롤러스케이트장에서 스케이트 가드로 일하면서 다친 무릎이 자꾸 빠지면서 계속 수술을 받았지만 결코 낫지 않았다. 만성 통증을 일으키는 기계적 결함을 찾아내지 못한 정형외과 의사가 마침내 통증 전문의에게 가보라고 말한 것이 3년 전인데 당시 그는 계단을 걸어 올라갈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칼레시는 그에게 약을 처방했으나 충분치 않았다. 에버하트는 통증이 너무 심해 근무부서도 바꿨다. 리지필드의 보린저 잉글하임사에서 인쇄소를 책임지고 있던 그는 하루종일 서 있을 수가 없어 다시 학교에 가서 공부를 한 다음에 같은 회사의 시스템 분석가가 됐다.
지난해에 칼레시는 에버하트에게 척추 속에 통증을 가릴 다른 감각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인체 안에 존재하는 천연 진통성분인 엔돌핀을 분비시키도록 자극하는 장치를 삽입할 것을 제안했다. 에버하트는 척추 속에 이물질을 삽입하는 것이 처음에는 망설여졌지만 칼레시 박사를 신뢰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사람 노릇하면서 살고 싶었거든요. 언젠가 운이 좋아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아파서 놀아주지도 못할 정도는 되고 싶지 않았어요"
그는 하루에 몇 번씩 삽입물이 자기 몸을 두드리거나 세게 치는 것 같은 감각을 일으키게 조작하는 리모트 컨트롤을 가지고 다닌다. 익숙해지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제는 같은 처지인 사람에게 전혀 주저 없이 권하고 싶은 것이 됐다. 요즘은 계단을 오를 때도 약간의 통증만 느낄 정도라는 것. 남녀가 반반씩 섞인 칼레시의 환자 중에는 치료받고 통증이 완화되면 그 자리에서 엎드려 통곡을 하는 사람까지 있었다.
통증 전문의들은 처음에는 보통 처방약등 보수적인 치료법에서 시작하다 듣지 않으면 다른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마사지와 침술도 단기적으로는 통증을 완화시키므로 전문 치료와 병행하면 좋다고 두 의사는 말한다.
그러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여러 의사에게 동시에 치료받는 경우가 많아 통증의들은 서로 다른 약과 치료법을 사용하는 그 모든 의사들의 의견을 종합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이 의사, 저 의사를 거친 끝에 찾아오는 환자들 중에는 성질이 까다로운 사람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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