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지 벌써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지만 논란은 수그러드는 것이 아니라 점점 심상치않게 번지고 있는 분위기다.
쇼트 트랙부문에서 금메달을 놓친 김동성선수 사건은 차치하고라도 지금 유럽이나 한국등에서는 동계올림픽을 거치면서 ‘미국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점점 또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동포의 한 사람으로써 요즘 미국의 행보를 보고 있노라면 여러가지 착잡한 심정이 드는 것을 어쩔수 없다.
지금의 미국은 세계가 알고 있는, 또는 우리가 알고 있던 미국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고위층의 입에서 ‘9.11 테러이후 미국은 변했고 또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말까지 나오는 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지금 미국의 행보는 분명히 세계 초강대국의 ‘위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미 국민 설문조사에서 조지 W. 부시대통령에 대한 80%를 상회하는 지지도도 위험해 보이지만 그가 역대 존경하는 대통령중 3위에 올랐다는 설문조사 결과에 이르러서는 일말의 ‘위험한 맹목’이 지금 미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나치게 주관적인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의 부시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중 국제사회에서 가장 반미감정이 심각해지도록 할 대통령이 될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9.11 테러가 분기점이 되었다.
9.11 테러 이전까지 미국은 국제사회의 장형격으로 분쟁이 있는 곳과 굶주림이 있는 곳, 거의 모든 곳에 관심과 지원의 역할을 담당해왔고 세계는 그러한 미국의 유연함과 여유를 부럽게 바라보곤 했었다.
9.11 테러가 발생했을 당시에도 거의 대부분의 나라가 미국이 당한 슬픔과 충격에 공감하면서 반 테러전에 기꺼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었다.테러직후 미주 한인동포사회가 똑같은 슬픔을 공감하며 모금운동을 벌였던 것은 지금도 매우 선명하게 기억된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테러사태를 처리해나가는 부시행정부의 태도는 지나치게 일방적인 것이었다.
’내 편이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식의 표현이나 ‘악의 축’ 표현등은 지나치게 유치한 것이었다.
거기에다가 동계올림픽 개막식때의 ‘찢어진 성조기’ 입장이나 피겨스케이팅, 쇼트트랙 부문등에서의 어처구니 없는 판정등은 세계 각국으로 하여금 미국에 대한 좋지않은 생각들을 갖게 만들었다. 쇼트트랙 부문에서 1위로 골인을 하고도 금메달을 놓친 김동성에 대한 석연찮은 판정에 대해 한국은 물론이고 세계 여러나라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언론,특히 TV는 ‘오노 영웅만들기’에 온통 집중한 것으로 보였다.
지금까지의 미국은 이렇지가 않았다. 작은 나라의 인권이나 목소리에도 경청하려는 자세를 보였었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왜 수천명이 목숨을 잃은 비극적인 테러를 당하고도 세계의 동정과 연대가 지속되기 보다는 미국에 대한 반발이 나오고 있는가.
이점 부시대통령이나 보좌관들이 곰곰히 되새겨 보아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금 미국정부 고위 지도자들의 관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를 비롯한 역대 미 행정부 고위관계자들은 대체로 무난한 인상이었던 반면 지금 부시대통령을 보좌하면서 가장 TV화면에 많이 노출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보좌관을 비롯한 상당수의 측근들의 모습이 인자함과는 거리가 멀고 지나치게 독해 보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부시행정부의 초강경 드라이브로 인한 불안이 장기화되다 보니 미국국민들도 중동등 위험한 나라에 해외여행을 꺼리게되고 마찬가지로 다른 나라 여행객들도 미국으로 여행오는 것을 유보하고 있어 세계 항공업계와 관광객 시장의 사정이 참으로 딱할 지경이다.그 와중에 하와이 같은 관광지역의 피해는 새삼 말할수도 없다.
지금 미국은 맹목적인 애국심으로부터 벗어나 평상심을 회복해야 할때가 아닌가 생각된다.그래야만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원도 지속적으로 담보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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