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1,000명 이하로 줄고 전통문화도 쇠퇴
타코마 지역에서 일취월장하는 한인 등 다른 아시안계와 달리 한때 이 지역 소수계의 맹주 노릇을 했던 일본 커뮤니티가 황혼을 맞고 있다.
지난해 센서스 조사에 따르면 피어스 카운티의 일본계 인구는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1990년 센서스에서 3,966명이었던 일본계는 작년 조사에서 3,571명으로 집계돼 10년 사이에 10%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타코마 시의 일본계 주민도 지난 10년 새 1,146명에서 996명으로 줄었고 미 전국의 일본계 인구도 같은 기간 8% 줄어들어 비슷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워싱턴주의 전체 아시안계 인구가 지난 10년간 40% 가까이 증가한 것과 크게 대조를 이룬다. 이 기간동안 인도인은 65%, 월남인은 59%, 중국인은 43%, 한국인은 36%, 필리핀인은 33%씩 각각 늘었다. 주전체적으로는 일본인도 5% 가까이 늘었는데 이들의 증가는 대부분 취업시장이 좋은 시애틀 주변에 국한된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인들의 워싱턴주 이민은 113년의 워싱턴주 역사를 통해 부침을 계속해왔다. 워싱턴주에서 일본계가 처음 감소한 것은 미국이 공황을 맞았던 1930년대로 수많은 일본인 2세들이 본국으로 역이민을 했고 일부는 기술직을 찾아 동부지역으로 이주했다.
일본계가 다시 늘어난 것은 1950년대로 일본 주둔 미군들과 결혼한 일본 여성들이 주류를 이뤘다. 이들은 미군기지가 있는 타코마 지역에 밀집했다. 또, 타코마 항을 근거지로 삼은 일본 상사들의 현지 주재원들도 크게 늘어났다. 그러나 1970년대 일본이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등극하자 일본인들의 미국 이민은 사실상 정지상태에 이르렀다.
1990년대 들어 타코마 지역의 많은 일본인 3세들이 대학진학이나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자 타코마엔 노령자들만 남게됐다. 요즘 타코마의 혼관지 절에는 일요일에 40여명의 일본인이 참배하는데 이들 중 40대 이하의 젊은이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일본인들의 높은 족외혼 비율도 커뮤니티 쇠퇴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관계자들은 타코마 지역 일본인들의 3분의 2가 비 일본인과 결혼한 것으로 추정한다. 워싱턴대학의 테츠덴 카시마 교수는 일본인의 족외혼 비율을 최고 70%로 잡는다.
타인종과 결혼한 일본인들은 일본의 언어나 전통문화와 거리가 멀어지게 마련이다. 이들의 자녀들도 자신을 결코 일본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도 타코마엔 일본어 신문이 성업을 구가했고 일본인 학교와 사찰이 붐을 탔다. 일본인들로 구성된 준 프로 야구단이 타코마에 2개, 시애틀에 4 개나 있었다.
요즘, 타코마에서 일본 커뮤니티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절 옆에 자리잡고 있던 일본인 교회도 신도가 줄어들어 1999년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일본인 당사자들은 이 같은 현상을 별로 괘념하지 않는다. 이들은 현 상황에서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으므로 구태여 일본 커뮤니티의 존속에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며 “이제는 미국의 전체 커뮤니티에 문을 활짝 열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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