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커피 한잔에 브런치(아침과 점심을 겸한 식사)를 즐기러 동네 식당엘 가보면 틀림없이 한 그룹의 미국 할머니들을 보게 된다.
어느 때는 백인 할머니들 그룹, 어느 날은 동양계 할머니들도 섞인 그룹, 또는 동양계 할머니들만의 그룹을 본다.
물론 동양계 할머니들도 영어권의 할머니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화사한 화장과 밝은 옷으로 치장하고 대화 내내 웃음이 떠날 줄 모른다는 것이다. 게 중엔 영감님들은 집에 계시고 마나님들만 모였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영감님들을 이미 저 세상으로 보내고 모이는 외기러기 모임일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들의 얼굴엔 구김살이 없다. 구김살과 주름살은 다르다. 나이 들면 누구나 주름살은 어쩔 수 없겠지만 밝게 사는 이들은 구김살이 없다.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다. 사는데 찌들리면 구김살이 늘어간다.
경제적인 여유와 구김살은 반드시 반비례하지는 않는다.
경제적으로는 근근히 매일 매일을 억지로 영위해 나가는 분들도 의외로 얼굴이 밝은 분들도 있는 가하면 남 보기엔 부유한 환경에 세상 복을 다 누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도 얼굴엔 구김살이 역력한 사람들이 있다. 노년에 구김살이 많은 얼굴을 가진 이들은 불쌍한 사람들이다.
특히 부유한 삶 속에서도 욕심과 시기와 질투로 구김살을 만드는 이들은 정말로 불쌍한 사람들이다. 나이 들면 얼굴에 책임지라던 성현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얼굴엔 그 사람의 삶의 이력서가 쓰여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평화를 구가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항상 잔잔한 미소를 발견하게 되지만 욕심의 노예가 되어버린 얼굴엔 항상 그늘진 구석이 있다.
나이 먹었다는 자체는 훈장감이 아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나이를 먹었느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주위에서 우리 동포 노인들의 무대포같은 행동을 가끔 목격한다. 동포들 상점에서 젊은 종업원들에게 나이가 특권인양 경우 없이 몰염치한 행동을 서슴없이 할때는 주위사람들도 덩달아 얼굴이 뜨거워진다. 본인들은 젊으니들이 늙은이한테 너무 한다 싶겠지만 노인들도 젊은이에게 예의를 갖추고 경우를 따질 줄 알아야한다. 나이만 많다고 대접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경노사상은 덮어놓고 기대하는 게 아니다. 젊은이들 마음에서 우러나와야한다.
마구 대하는 노인들에게 경노의식이 나올 리가 없다. 동포사회도 노년층이 늘어감에 따라 부모자식간의 문제가 점점 뜨거운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안팎이 뛰어야하는 대부분의 동포들에겐 연로한 부모들을 모시는 게 용이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육신이 불편한 부모님들을 둔 자식들에겐 여간 일이 아니다. 상당수는 병원 시설이 갖추어진 양로원에 부모님들을 의탁하지만 마음속이 편할 리가 없다.
문제는 부모자식간에 감정의 골이 깊이 패인 집안들이다.
평소에 자식들을 사랑으로 대하고 자식들은 정성으로 부모들을 모셨으면 말년에 비참한 인생을 맞지는 않았을 게다.
불혹을 넘긴 이들은 주위에 피해를 안주도록 더욱 신경 쓸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식당에서 의자에 앉아 구두 벗고 남들 식사하는 옆에서 냄새나는 발바닥이나 썩썩 문질러가며 받들어 모시기를 바라는 이들은 어른이길 거부하는 그냥 나이만먹은 사람들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