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벌어진 전대미문의 테러로 미국 사람들이 모두 호신용 무기에 관심이 커진 덕분에 세계 유수의 전기총(stun gun) 제조사인 ‘테이저 인터내셔널’을 운영하는 탐과 릭 스미스 형제는 한숨 돌렸다. 법을 집행하는 사람들이나 쓰는 무명의 장비였던 ‘테이저’가 바야흐로 일반 소비자들과 개인 경비회사, 항공사까지 찾는 인기 상품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가까이 자금 압박과 법률 투쟁으로 고전하던 형제에게도 드디어 해뜰 날이 찾아온 것이다.
작년 9월 11일 이후 매상은 167%가 증가했고 얼마 전엔 유나이티드 항공사로부터 받은 주문 1300정을 납품했다. 유나이티드는 스턴건을 600대의 비행기 조종실마다 비치할 예정이다. 이밖에 일반 소비자 시장도 급성장, 곧 사상 최초의 대중 광고 캠페인을 계획할 정도가 됐다.
팔고 사는데 별 제한이 없는 전기총이야말로 호신에 신경 쓰는 시민들에게 20년전 페퍼 스프레이처럼 인기 상품이 될 것으로 보이지만 스미스는 자기 회사의 과거에 대해 하나도 숨기지를 않는다. "직원 봉급을 크레딧 카드로 지불한 적도 많습니다. 모두 한도액까지 썼었지요"
둘 다 의대에 다녔던 스미스 형제는 1993년, 친구 2명이 운전하다 총에 맞아 죽는 것을 본 후, 다 죽어가던 사업체를 인수해서 전기총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살인사건으로 개인의 신변 안전에 대한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그들이 조사하면 할수록 분명해 지는 것은 자기방어용으로 무기를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물건이 시장에 없다는 것이었고 그 대답은 전기총이었다. 강력한 전기 충격을 방출해 중추신경계를 잠시 마비시킴으로써 길면 90초동안 목표물을 제압하는 것이 전기총의 원리다.
이 사업을 하기로 하고 전직 NASA 과학자로 1970년대에 이 기술을 발명했던 잭 카버를 찾았다. 카버는 어릴적에 읽었던 토마스 A. 스위프트의 소설에 나왔던 전기총을 기억해내 발명하고는 ‘토마스 A. 스위프트 전기 소총’이란 말의 맨 첫 자들만 따서 이름(TASER)까지 붙였다.
당시 하바드를 막 졸업한 릭은 카버와 짝을 이뤄 이 기술을 세련시키는데 매달렸고 노던 아리조나 유니버시티에서 MBA를 받은 탐은 낮엔 직장에 다니면서 밤으로 회사의 뼈대를 구축했다. 첫 번째 할 일은 테이저의 발사장치를 바꾸는 일이었다. 구형은 화약을 사용했기 때문에 무기로 분류되어 구입허가가 필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꺾었기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전기 엔지니어를 고용해서 프로토타입을 디자인하는데 1년이 걸렸다.
전기총은 회사마다 다른 기술을 사용하지만 보통 권총 같아 보이는 ‘테이저’에 맞은 사람은 5만볼트의 전기 충격을 받고 중추신경계가 마비된다. 5초 정도 지속되는 이 충격으로 넘어지고 근육이 풀어져 자기 몸을 가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테이저를 개발하는동안 투자가인 스미스 형제와 그 아버지, 아버지의 친구들은 들어가기만 하지 나오지는 않는 돈 때문에 고생도 많이 했다. 2001년까지 직원들 봉급 주기가 벅찼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카버로부터 제조허가를 받은 다른 회사 ‘테이저트론’으로부터 소송까지 당했던 것. 재판비용이 없어 일정기간 경찰과 군대 시장을 양보하고 80명이던 직원을 12명까지 줄인 이후 투자가들을 찾아 나선 때는 마침 닷컴 거품이 터져 벤처 자본이 말라붙었다.
그래도 결국 2년전, 주식을 공개하고 첫해에 주가가 180% 올랐던 이들은 유나이티드 항공사와의 계약이 널리 알려지면서 이젠 본격적으로 소비자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개인용은 120달러, 경찰용은 600달러인 이 전기총은 현재 전국적으로 1000개가 넘는 경찰국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여행객, 보석상 주인등 자신을 지키느라 남을 죽이고 싶지는 않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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