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녹음기간에 약물 사용 못하게 지키는 일
24시간 내내 붙어 지내고 받는 주급 5,000달러
부자들이 일신의 안락을 위해 한 떼의 갖가지 도우미들을 고용하는 할리웃에는 별난 직업도 많지만 요즘 뜨고 있는 것이 소위 스타들이 영화 촬영이나 음반 취입작업을 하는 동안만이라도 술이나 마약을 멀리하도록 돌보는 ‘정신 차리기 동반자’(sober companion), ‘청정생활 도우미’(clean living assistant), ‘지킴이’(minder)라 불리는 이들이다.
대기업 회장님이 주주 총회에 앞서 코케인을 들이마시지 않도록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일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영화나 음반 하나로 1억달러쯤 좌지우지할 영향력을 갖고 있는 영화나 록 스타들 중에는 유명해지면서 곧 중독된 이들도 상당수다.
주디 갈란드나 존 벨루시가 활약하던 시절에도 영화사 관계자들과 친구들이 계속 커피를 마시게 하거나 마약장사를 쫓아버리는 경비원을 고용하면서 작업을 하게 했지만 요즘의 기업화된 할리웃은 더욱 믿을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한다. 그 최전선에서 일하는 지킴이들은 취약하기 짝이 없는 공연자들이 일하는 동안이라도 제 정신으로 제 기능을 하도록 지켜주면서 1주일에 5,000달러씩 받는다.
그것은 그를 회사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지 중독자 스타를 치료하는데는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고 비난하는 소리도 없지 않다.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코미디언 크리스 팔리도 베이비시터를 고용, 촬영기간은 무사히 넘겼지만 이후, 널리 알려졌다시피 다우니는 다시 마약에 빠졌고, 팔리는 코케인과 모르핀 과다 복용으로 1997년에 숨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명인사 베이비시팅은 성장 업종이다. 보통 아편에 중독되면 최소한 6개월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혼자 벌어 50명쯤 먹여 살려야하는 대형 스타들은 그렇게 오래 일을 쉴 수가 없는 형편인데, 보험업계가 마약 때문에 수백만달러짜리 영화 촬영이 지연되거나 망쳐질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조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제작되는 모든 영화의 반 이상이 가입하는 샌프란시스코의 파이어먼스 펀드 보험회사 대리인 한 명은 지난해 여름 이후 자신이 보험을 들어준 영화의 20%에 마약 문제를 가진 위험한 연기자가 출연했다고 말했다. 드림웍스 SKG와 워너 브라더스 같은 회사를 대행해 출연진 보험을 처리하는 AON/앨버트 인슈런스 브로커스의 브로커인 브라이언 킹먼은 "마약하는 배우가 있으면 주치의, 매니저, 변호사 등 그와 관련된 모든 사람과 접촉해 그 배우를 보험에 가입시킬 방안을 짜냅니다. 그 배우와 주 7일, 하루 24시간 붙어 지낼 카운슬러를 고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고 말한다.
프리랜서 작가로 과거 마약중독자였고, 의학 학위에 많은 카운슬링 경험을 갖고 있는 팀 탠코직(45) 같은 사람이 바로 배우나 제작사에 의해 고용되는 ‘지킴이’다. 마약치료소와 연관 없이 독자적으로 영업하는 그는 부드럽고 친근하지만 이지적인 말씨로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 말 것을 주지시키며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주변을 지킨다.
철저히 알음알음과 소개로 연결되는 이 직업과 함께 커가고 있는 것이 초호화판 마약중독 재활시설로 지난 5년 동안 말리부에서만 3개가 생겼다. 때로 ‘정신 차리기 동반자’까지 포함된 풀 서비스로 월 4만달러를 청구하기도 하는 이 호화 치료소 중 하나인 ‘프라미시즈’는 배우 벤 애플릭, 찰리 쉰 등이 알콜 및 코케인 중독을 치료한 곳으로 원하는 사람에게 ‘지킴이’도 알선해 준다.
2,000만달러짜리 영화를 찍는데, 2주 동안 5만달러로 순조롭게 촬영을 진행하게 해주는 스타 지킴이들이야말로 영화업계의 ‘재해보험’이라 할 수 있는데 "잘만 되면, 지킴이가 스타의 중독 버릇을 고쳐놓기도 한다"고 LA에서 가장 오래된 치료시설인 ‘임팩트’의 짐 스틸웰 관장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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