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2-3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노인아파트 입주를 둘러싼 일부 한인들의 부도덕한 자세로 정작 입주가 절실한 노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년째 입주를 기다리는 노인들과 봉사단체, 아파트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일부 노인들은 이미 노인아파트를 얻어 살고 있으면서도 특별한 사유없이 새로 지은 아파트 또는 특정지역의 아파트 등 여러 곳에 입주신청서를 접수시켜 놓아 하루라도 입주가 급한 다른 노인들의 대기기간을 늘리고 있다.
또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노인들도 노인아파트에 입주, 소득이 낮거나 재산이 없는 노인들에게 낮은 임대비로 생활공간을 제공한다는 근본취지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 대다수 노인들에게 상대적 빈곤감을 심어주고 있다.
특히 입주를 앞당기기 위해 많게는 수천달러의 뒷돈을 매니저에게 주는 비리 역시 근절되지 않고 있어 한인들이 부패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지난 1월말 오픈한 47유닛의 아이롤로 노인아파트의 경우 현재 185명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파트 매니저는 채모씨는 "신청자와 인터뷰를 하다보면 10명중 7명 정도는 이곳에 입주를 안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 노인들이었다"며 "어떤 신청자는 ‘입주시켜 주면 섭섭치 않게 해주겠다’며 은근히 뒷돈을 암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채 매니저는 또 "준공과 동시에 입주하기로 돼 있던 10여명의 노인들은 실내구조가 기대와 다르다며 입주를 취소해 어리둥절했던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정말 아파트가 급한 노인들은 속만 태우고 있다.
LA동부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들집에 10명의 식구가 모여 살고 있다는 서중기(71) 할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 같아 노인아파트 입주를 신청해 놓았으나 연락이 없다"며 답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또 한인타운 호바트지역 일반 아파트에서 매달 742달러의 렌트비를 내고 있다는 김명헌(90) 할아버지와 김옥주 할머니(76) 부부는 "매달 받는 1,300달러의 웰페어에서 렌트비와 기타 경비를 제외하고 나면 한달생활이 빠듯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85세의 한 한인할머니는 3-4곳에 신청서를 내놓고 7년동안 기다렸으나 입주하지 못한채 지난달 병으로 숨지기도 했다.
한인건강정보센터 박영창 부소장은 "명절때면 자녀들이 고급차를 타고 오는 것을 수없이 목격한 한 노인아파트 매니저가 ‘왜 돈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었다"며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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