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서 원정 출산 ‘러시’
▶ 한국에 전문 여행사까지 등장
최근 워싱턴 지역을 비롯한 미국으로 본국에서 출산 원정을 오는 여성들이 줄을 잇고 있다. 9.11 테러 후유증이 잠잠해 지면서 태중의 자녀 시민권 획득을 위해 미국으로 향하는 예비엄마들이 러시를 이루고 있는 것.
워싱턴 지역 한인 산부인과들에 의하면 올 들어 한국에서 원정 출산 온 산모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한인 인구가 많은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더 심해 전체 한인 신생아의 10%에 달하는 최소 월 20명 이상이 한국에서 원정 출산온 산모의 아기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LA 지역의 경우 한인이 운영하는 ‘산후조리원’까지 등장, 산모들의 출산 후 조리는 물론 아기의 출생 신고와 미국 여권 취득 등의 서류 업무까지 대행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워싱턴 지역의 경우 한인 운영 산후조리원은 아직 없지만 친척이나 친지의 신세를 지며 산후조리를 하는 원정 출산 임산부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버지니아주 훨스처치에서 개업하고 있는 신 산부인과 신현기 원장은 "만삭이 다 돼서 병원을 찾는 (원정 출산으로 보이는) 한인 산모들이 종종 있다"며, "순산할 경우에는 문제가 없지만 만약의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해 한국에서의 진료 기록을 꼭 챙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원정 출산이 늘어나면서 미국 출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로 생겨 LA 하나병원 부설 산후조리원인 ‘라치몬트 빌라’는 웹사이트(www.bithinusa.com)을 통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예비 부모의 원정 출산에 대한 문의사항이 줄을 잇고 있으며, 예약 가능 시기 및 비용은 물론 산모와 신생아의 항공탑승 여부, 동반 가족의 숙소와 관광 도움까지 문의사항도 다양하다.
또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동호인 모임 사이트에도 미국 출산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인 프리챌(www.freechal.com)의 미국 거주 주부들의 커뮤니티인 ‘아줌마 in USA’의 게시판에도 미국 출산의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한국 예비 엄마들의 질의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 같은 세태를 이용, ‘원정출산 전문 여행사’가 등장, 9,900-1만5,000 달러에 달하는 미국 출산 패키지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여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본국에서 출산하는 비용의 20배 가까이 드는 패키지 상품이지만 예약이 두 달 정도 밀려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둘째 애를 낳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임신 32주째에 들어선 김모씨(34, 서울거주)는 "남편의 유학 시절에 첫 아이도 미국에서 낳았기 때문에 둘 째도 미국에서 낳기로 결정했다"며 아기가 미국에서 출생해 시민권을 받으면 유학비용도 절감되고 병역문제도 해결되기 때문에 한국에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훼어팩스 스테이션에 거주하는 정모씨(40)는 "한국에 사는 동생이 워싱턴에 와 출산하고 싶다는 얘기를 해 혼낸 적이 있다"며 "임신한 상태로 장거리 항공 여행의 위험까지 감수하면서 자식 하나 미국 시민권자로 만들면 만사형통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의 의식에 문제가 많은 것 같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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