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베드룸 노인 아파트에 온갖 물건들 사다 쌓아
공산당도 남의 집 치우라는 간섭은 안 한다 반발
500스퀘어피트짜리 1베드룸 아파트에 17개의 수트케이스, 15개의 접는 의자, 13개의 시계와 7개의 선풍기, 6개의 빗자루와 5개의 먼지떨이, 이밖에 대부분의 가전 제품은 최소한 2개씩 쌓아놓고 살던 한 노인이 물건들을 집밖으로 치우라는 법원 명령을 받았다.
뉴욕 브루클린의 노인 아파트에 사는 페이 슈(71)는 싼 물건을 찾아다니며 사서 소유하는 것을 즐겨왔는데 그 때문에 집주인인 세인트 마크스 노인주택 개발기금으로부터 소송을 당해 3월말 브루클린 주택법원 판사로부터 청소 명령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많지만 슈의 아파트 내 물건들은 아무데나 흩어져 있지 않고 틈틈이 쑤셔 넣어져 비교적 정리되어 있다. 그래도 2000년 12월 그의 아파트를 점검한 연방 주택검사관은 너무 많은 물건들 때문에 복도와 출입이 막혀있다고 보고했고 더 치명적이었던 것은 그의 케이스를 맡은 주택법원 판사가 직접 그의 집을 방문해 보고 집주인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래서 법원 명령에 따라 슈는 이번 주까지 소유물의 절반을 치워야지 그렇지 않으면 연방보조를 받는 이 노인 아파트에서 쫓겨나게 됐다. 세인트 마크스측 변호사 개일 크로머에 따르면 건물 관리인과 지주 측에서 서너차례 슈에게 치울 것을 경고했으나 말을 듣지 않아 법원에까지 가게 됐다는데 크로머는 자기도 3번이나 가봤지만 거실 테이블 위, 아래, 주위로 물건들이 쌓여 마치 섬과 같았고 한번 보면 누구나 상식적으로 불이 나면 큰일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안의 모든 틈새란 틈새는 물건들로 채워져 있었어요. 아파트 전체에 걸쳐 걸어다닐 수 있는 통로의 너비는 14인치에 불과했고 30개쯤 되어 보이는 수트케이스에 컴퓨터, 타이프라이트도 몇 대씩 있었어요. 슈처럼 작은 사람에게는 당치도 않을 아주 커다란 가죽 코트까지 있었어요"
상하이 대학에서 물리학 교수를 지내고 은퇴한 후, 12년 전 뉴욕으로 이민 온 슈는 그동안 도어맨, 경비원을 거쳐 가정간호 보조원으로 일해 왔다. 이번 일은 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고 주장하는 그는 왜 그렇게 많은 물건들을 가지고 있느냐는 물음에 "많다는 것은 너무나 주관적인 단어다. 당신에겐 많다가 너무 많은 것일지 모르지만 내겐 그렇지 않다"고 통역을 통해 말했다. 그는 자신은 상하이에서 매우 가난하게 자랐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자기가 열심히 일해 번 돈을 주고 산 모든 물건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변호사 없이 혼자 자신을 변호했던 슈는 항소를 도와줄 변호사를 찾고 있다며 이 송사로 미국생활에 환멸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공산당 치하 중국에서는 민권이나 낳을 수 있는 자녀 숫자 같은 것에는 제한이 있을지 모르지만 자기 집을 얼마나 어지르건 간섭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은 자유의 나라인줄 알았어요"
하는 수 없이 지난 9일부터 법원 명령에 따른 청소를 시작한 슈는 오후 4시쯤에는 아파트 복도로 수트케이스와 접는 의자 여러 개와 마이크로웨이브 오븐 1개, 타이프라이터 1개, 프린터 1개, VCR 1개를 내놓았다. 겨우 아파트에 있던 것 중 4분의1을 내놓은 것이라는데 더 이상은 못하겠다며 "이젠 아무 것과도 헤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