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10건의 중범죄 혐의에 대해 11일 유죄평결을 받은 제임스 트래피칸트 연방하원의원(60·민주·오하이오)은 기벽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데님 재킷에 나팔바지를 받쳐입는 70년대풍 의상으로 눈을 자극하는 트래피칸트는 9선 의원으로 지낸 18년간 하원에서 튀는 행동과 독설 섞인 연설로 동료 의원들로부터 외면을 당했으나 C-SPAN 시청자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특이한 정치가였다.
80년 오하이오 매호닝 카운티 셰리프로 당선된 트래피칸트는 당시 실직 제강소 노동자들의 집을 압류하라는 지시를 거부,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83년 마피아로부터 뇌물을 수수하고 탈세까지 한 혐의로 연방 당국에 의해 기소되면서 전국적인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당시 변호사도 아니면서 자신의 변호를 직접 맡은 그는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배심원을 설득시켜 무죄 평결을 받아낸데 이어 이듬해 연방하원에 출마, 승전보를 날렸다.
그는 세무국(IRS) 등 막강한 정부에 맞서 약한 자들을 대변하는 정치가의 이미지를 키웠으나 실제 의정 경력은 뇌물 및 부패 스캔들로 얼룩졌다. 마피아 관련 형사소송에서 무죄평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연방조세법원은 87년 제기된 민사소송에서 그가 마피아로부터 받은 뇌물 16만3,000달러에 대해 탈세했다고 판결했다.
이런 와중에서 88년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트래피칸트 의원은 2000년 연방정부의 비리혐의 조사의 역풍을 극복하고 재선에 성공, 9선 의원이 됐다. 지난해 하원의장 선출시 민주당원이면서도 공화당 소속인 데니스 해스터트에게 표를 던져 민주당 지도부의 미움을 샀던 그는 이번 재판에서도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고 직접 자신의 변호를 맡아 검사와 판사, 심지어 배심원단에게 호통을 치고 문서를 내던지는 등 특유의 기벽을 과시했지만 결과는 20년 전과는 딴판이었다.
한 증인은 트래피칸트 의원이 정기적으로 의원사무실 직원들을 자신의 말농장에 데려가 사역을 시켰다고 밝혔고 또다른 전직은 그가 고용 대가로 월급의 절반에 해당하는 2,500달러를 매달 바칠 것을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유죄평결을 받은 후 트래피칸트 의원은 “결코 사임하지 않을 것이며 재선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오는 6월27일 선고공판에서 최고 63년형을 판결 받을 수 있으나 관계자들은 5∼10년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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