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가 정규시즌을 거의 끝내고 대망의 플레이오프 길목으로 접어들고 있다.
예년 같으면 뉴욕의 봄은 닉스의 플레이오프 개막전 축포와 함께 시작될 것이다. 그러나,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보인 닉스의 홈구장 매디슨 스퀘어가든에는 공동묘지나 시체 영안실 같은 적막하고 싸늘한 분위기만 감돈다.
닉스는 지난해까지 14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 가운데는 세 번의 애틀랜틱 디비전 타이틀, 네 번의 동부지구 컨퍼런스 결승 진출, 그리고 두 번의 NBA 결승전 진출 같은 화려한 경력이 포함되어 있다.
닉스는 올 시즌 선수 연봉총액 8,520만달러로서 리그 수위를 달렸는데, 이는 NBA가 규정한 연봉 한도를 두배나 초과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 시즌 닉스는 연봉순위와 성적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었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닉스는 애틀랜틱 디비전 꼴찌를 달리고 있으며, 그중 15게임은 두 자릿수 이상 앞서던 경기를 막판에 놓친 것이다.
닉스의 몰락은 주로 지난 수년간 거듭된 스카우트전의 실패에서 기인한다.
닉스는 최근 트레이드 시장에도 참여하지 못할 만큼 최악의 선수 수급난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닉스의 침체가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이며, 20세기 최고의 마술사 후디니라도 이 난관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돈 체이니 감독은 요즘 닉스의 형편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트레이드 시장이 있기는 하지만 불행스럽게도 뉴욕 닉스 선수를 원하는 팀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체이니 감독은 닉스 지휘봉을 잡은 후, 18승 36패라는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솔직한 언사 때문에 유명세를 타왔다. 그의 전임자 제프 밴 건디 감독은 시즌 초반 10승 9패를 기록한 시점에서 돌연 사임했었다.
지난 시즌 48승 34패의 양호한 성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닉스가 1년만에 나락으로 떨어진 배경에 대해 이론이 분분하다.
지난 2월 초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원정경기를 가진 LA 레이커스의 샤킬 오닐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닉스의 몰락 원인은 2000년 9월 센터 패트릭 유잉을 시애틀 수퍼소닉스로 보낸 잘못된 트레이드에 있다"
당시 38세의 나이에 고질적 무릎부상에 시달리던 유잉은 재계약이 좌절된 상황에서 트레이드를 요구했다.
닉스는 유잉의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소득도 없이 엄청난 돈만 쏟아 붓는 우를 범했다. 닉스는 유잉 시대를 종식시키면서 4개팀 12명의 선수가 포함된 대형 트레이트를 통해 능력에 비해 몸값만 비싸진 포워드 글렌 라이스를 비롯해서 센터 룩 롱리, 포워드형 센터 트레비스 나이트 등을 영입했다.
롱리는 팔목부상으로 곧이어 은퇴했고, 나이트는 떠돌이신세가 됐으며, 제한된 출장시간을 불평하던 라이스는 그 후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휴스턴 로키츠로 이적했다.
닉스가 라이스와 체결한 4년 3,600만달러의 계약은 한편의 코미디 같은 것이었다.
닉스가 라이스에게 엄청난 돈을 지불한 것은 당시 애틀랜타 혹스의 센터 디켐베 무탐보를 잡기 위한 포석이었다. 라이스의 에이전트 데이빗 포크가 무탐보의 에이전트를 겸하고 있었으므로, 라이스를 통해 포크의 환심을 사려 한 것이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무탐보는 닉스의 라이벌인 필라델피아행 열차를 타고 말았다.
닉스는 또 나중에 거행된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로키츠의 포워드 셴던 앤더슨과 달러스 매버릭스의 포인트가드 하워드 아이즐리를 영입했으나, 이들 역시 팀 전력에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했다.
닉스는 유잉 트레이드 이후 해외에도 눈길을 돌려 1999년 프랑스의 프레드릭 와이스를 영입했지만, 와이스는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또, 지난 해 2라운드에서 지명한 마이클 라이트와 에릭 치노위스도 모두 마이너 리거로 전락했다.
이 밖에, 센터 마커스 캠비와 37세의 포인트 가드 마크 잭슨의 영입도 논란을 야기했다. 또한, 수비력이 약한 앨런 휴스턴을 7년간 무려 1억400만달러에 영입한 것은 도대체 합리적인 설명을 찾기 어렵다.
닉스의 몰락의 단초가 패트링 유잉의 트레이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닉스는 래리 존슨이 정규시즌 개막 직전 부상으로 은퇴하면서 선수들을 주도할 팀의 리더를 잃었다. 더욱 치명적이었던 것은 닉스 역사상 3번째로 많은 승수를 쌓은 제프 밴 건디 감독이 시즌 초반 돌연 사임한 일이었다.
닉스의 3년차 제너럴 매니저 스캇 레이든은 세간의 이런저런 입방아에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태도다.
레이든은 닉스가 현재 처한 상황을 ‘팀을 재정비하기 위한 과도기’라고 표현한다. 문제는 엄청나게 비싼 티켓 값을 지불하는 뉴요커들이 참을성이 없기로 유명하다는 사실이다.
닉스의 열성 팬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는 이렇게 말한다.
"뉴요커들은 3, 4년씩 팀 재건을 기다릴 마음의 여유가 없다. 뉴요커들은 당장 결실을 보기 원한다"
닉스는 최근 들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해외 유망주 발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의 유망주인 신장 7피트5인치의 센터 야오 밍과 활발히 교섭중이고, 유럽농구 시장에도 적극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