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주변에는 재미동포 출신들이 유난히 많다.
금방 떠오르는 몇 사람만 꼽아보자. 우선 뉴욕에서 건너간 박지원 비서실장이 두드러진다. 영어의 몸이 된 유종근 전북지사도 눈에 띤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최규선씨도 샌프란시스코 출신이다. 이밖에도 현 정권들어 알게 모르게 권력층과 줄이 닿아 한 몫 잡거나 한자리 해볼 심사로 서울행을 택한 사람들은 많다.
재미동포들이 본국에 돌아가 정치를 하거나 사업을 하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게 없다. 오히려 권장해야 할 일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 쌓은 능력과 재산을 모국을 위해 쓰겠다는 데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또 재미교포들이 본국에 돌아가 훌륭한 일을 많이 한다면 교포 2세들에게도 큰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서울로 간 그들이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일과 연루돼 세간에 오르내리니까 문제다.
먼저 최규선씨. 그는 대통령의 아들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를 둘러싼 의혹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가 연일 토해 놓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신문지면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유종근씨는 지금 감옥에 있다. 전북도지사라는 자신의 업무와 관련해 기업체로부터 거금을 받은 혐의다. 그는 현 정권 초기에 등장, IMF 해결사로 미국을 왕래할 때만해도 참신하고 젠틀한 이미지였다. 그러던 것이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던 중에 대권에 까지 도전하다가 영어의 몸이 됐다.
박지원씨는 알다시피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그는 아직 비리와 연루돼 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역시 사람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너무나 많이 받고 있다. 그도 김대통령과의 특수한 관계 때문에 언제 어떻게 될지 위태롭기만 하다.
김대통령 주변에 재미교포들이 많은 것은 다름 아니다. 김대통령이 미국에서 다년간 망명생활을 한 탓이다.
김대통령은 과거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탄압 받던 시절 이들로부터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람들은 자신이 어려울 때 도와준 사람들을 잊지 못한다. 김대통령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많이 중용됐다.
그들은 김대중씨의 집권 가능성에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었고, 그것은 적중했다. 그랬으면 모국에 대한 마지막 봉사라고 생각하고 제대로 했어야 마땅하다. 그래서 "역시 ‘미국물’ 먹은 사람들이 다르기는 다르다"는 평을 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국민보다 자신들의 보스를 더 위했다. 국가적인 이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더 챙겼다.
그 결과는 이렇게 참담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들을 바라보는 교포들의 시각은 그래서 착찹하다.
행여 한국에 사는 사람들이 재미동포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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