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서울시 교육청은 4월부터 `0교시 수업’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0교시 수업’이란 고등학생들이 정규수업시작 전 갖는 자율학습시간. 형식적으로는 자율등교시간이 허용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적으로 새벽등교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한국의 `0교시 수업’이 우선 서울 수도권에서 폐지되기까지는 한국 언론과 여론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느낌표)’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에게 아침밥을 먹이고 등교시키자는 캠페인을 벌인 뒤 4개월 여만에 이뤄낸 쾌거였다. 수면부족으로 얼굴의 핏기마저 사라진 학생들이 `0교시’ 등교 직후 책상에 쓰러져 오전 정규수업 내내 잠을 자도 교사들조차 학생들을 깨우지 못하는 교육현실을 생생히 방영했다. 또한 전국민의 여론화를 이끌어 교육부 수장까지 `0교시’ 수업을 참관하게 했고 급기야 폐지조치까지 이끌어냈다.
`!’ 프로그램에서 펼치는 또 하나의 캠페인 `책읽기 운동.’ 매달 우수도서를 선정해 전국민에게 독서를 권장하는 프로그램의 인기는 동네에서 자취를 감춰가던 소규모 책방들을 회생시켰고 출판업계 매출도 크게 늘려 인쇄소와 제지공장까지 덩달아 붐을 맞게 했다.
이곳 미주한인사회에서도 언론과 여론의 힘이 얼마나 큰 지 보여준 예는 우리의 기억 속에도 생생하게 자리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예로 극적으로 추방위기를 면하게 된 민성식씨 구명운동을 비롯, 수년 전의 성덕 바우만군에서부터 오는 28일 골수이식수술을 앞두고 있는 최세라양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입을 오르내린 수많은 한인백혈병환자들, 기타 우리의 힘으로 살려낸 귀한 생명들은 수 없이 많다. 언론과 여론이 함께 일궈낸 값진 결과들이었다.
하지만 아직 우리에겐 이루지 못한 과업이 남아있다. 지난 뉴저지주 교육위원 선거에서도 드러났듯이 유독 정치력 신장에 있어서 만큼은 아직 우리의 노력이 미약하다. 한인후보 3명 중 2명이 당선되긴 했지만 출마후보자 수가 교육위원 공석 수보다 더 많았더라면 불과 400여명의 투표참여자만으로는 한인후보의 당선을 절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언론지상을 통해 유권자 등록과 선거참여의 중요성을 매번 강조하지만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 법. 이제는 미주 한인들도 언론의 이같은 외침에 더욱 귀기울이고, 행동으로 이를 실천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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