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의 모래가 반짝이는 석양이 질 무렵의 샌타모니카. 이 곳에 위치한 카사 델 마 호텔 라운지에서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한인 여성이 빨간색 베레모를 쓴 채 살며시 고개를 숙이며 샴페인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LA타임스는 1920년대 풍의 의상, 특히 모자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한인 2세 유지나 김(28)씨를 26일자 ‘리빙’섹션에서 특집으로 다뤘다.
이민 1세 집안의 장녀로 피츠버그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김씨는 명문 다트머스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다 심리학과 문학으로 전공을 바꾼 특이한 이력을 가진 재원으로 재학 시절 풀오버 스웨터를 입고 부츠를 신고 다니는 전형적인 아이비리그의 학생들과는 달리 섹시한 핑크색 옷을 입고 다닐 정도로 파격적인 학생이었다고 한다.
졸업 후 뉴욕에서 ‘보그’나 ‘글래머’ 등 유명 패션잡지에서 출판 일을 돕기도 했던 김씨는 23세 되던 해 맨해턴 소재 파슨스 스쿨에서 모자 디자인을 전공, 지난 97년 결국 자신의 이름을 딴 디자인 회사를 세워 현재 도쿄, 파리, 런던 등에 지사가 생길 정도로 성공한 커리어우먼이다.
특히 개당 가격이 최소 75달러에서 최고 1,100달러를 호가하는 김씨의 클래식 디자인의 모자를 선호하는 층은 다름 아닌 제니퍼 로페즈, 니콜 키드먼, 재닛 잭슨 등의 세계적인 스타들.
1920년대 사조에서 대부분의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는 김씨는 "페미니스트의 전성시대였던 그 시대의 정신을 동경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김씨는 이어 "지난 9·11 참사 직후 자신의 매장에서 손님들이 모자를 쓰며 웃는 모습을 보고 나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소중한 경험을 했다"며 "모자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상상의 세계"라고 주장했다. <김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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