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나는 한 팩스를 받았다. 9월11일을 전국적인 기념일로 정하는 안에 찬성하는지 여부를 묻는 팩스였다. 나는 아직 답을 안 했다. 팩스로 응답을 하는데 돈이 들어서가 아니다. 화가 나서다.
화가 난 이유를 대라면 긴 리스트를 작성해야 되겠지만 우선 무엇보다도 9월11일을 기념일로 정해야 할 필요를 찾지 못해서다. 어떻게 그 날을 잊을 수 있을까. 꼭 기념일로 정해야 9월11일 테러참사가 난 날을 기억한다는 말인가.
그 팩스 생각을 하면 할수록 화가 난다. 그 같은 날을 기념일로 정하려는 노력은 마치 지난 가을 발생한 테러참사와 그 역사적 의미 등을 작은 상자에 담으려는 것과 같다. 그 날을 기념일로 정했다고 치자. 그 날 하루만 테러리즘의 참사를 기억하고 나머지 364일은 그 기억을 미 국민의 의식 속에서 지우라는 말인가.
9월11일을 전국적인 기념일로 정했다고 하자. 그 날이 되면 아마 반기가 걸릴 것이다. 정치인들은 연설을 할 것이다. 피해자들은 그 때의 악몽을 다시 떠올리고 언론은 24시간 내내 테러에 새삼 조명을 맞추면서 그 때 그 상황을 재연할 것이다. 그리고 그 날이 지나면 미국인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기념일의 의미는 퇴색된다. 베테런스 데이, 마틴 루터 킹 데이 등은 형식적으로 준수되고 있다. 그 같이 될 것이다. 9월11일을 기념일로 제정하는 것은 그 날의 의미를 오히려 축소시키는 행위다.
<질 넬슨·USA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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