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 15일만에 집으로 돌아온 박금숙씨는 누적된 피로함 때문인지 초췌한 모습이었으며 그동안 멕시코 도피 생활을 소상하게 밝혔다. 박씨는 "16년 결혼생활동안 남편에게 큰 소리 한번 못 낼 정도로 숨죽여 살아왔으며 자신의 한때의 실수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해 죽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납치당시 남편이 손도끼로 위협했나.
▲손도끼를 보지는 못했으나 남편이 손에 칼을 쥐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남편을 보는 순간 무조건 도망가야겠다는 생각에 뛰었지만 넘어지는 바람에 더 이상 반항해봤자 소용없다는 생각에 순순히 남편의 요구대로 차에 올라탔다.
―경찰 조사에서 납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는데.
▲물론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지만 강제로 나를 끌고 차에 태운 것이 아니라 일단 내 스스로 차에 탄 것이기 때문에 납치라고 진술하지 않은 것이다.
―바로 멕시코로 갔나. 멕시코에서의 행적은.
▲바로 멕시코로 갔다. 티화나에서 3일간 모텔에 머물렀고 멕시코시티로 가 일주일동안 민박했다. 당시 경황이 없어 핸드백을 두고 와 여권이 없어 한국으로 가기위해 멕시코 영사관에서 임시여권을 발급, 시간이 지체되는 상황에서 체포됐다. 당시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일단 남편과 함께 한국으로 가서 해결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납치 도중 협박이 구타는 없었는가.
▲없었다. 납치후 멕시코국경까지 가는동안 한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
―현재의 심정은.
(그동안의 고생이 생각나는 듯 한참을 말없이 있다가)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남기게 돼 너무 후회스럽다. 내 인생이 왜 이렇게 됐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남편이 나를 찾으려 한국을 떠나 캐나다를 통해 미국으로 밀입국하기까지 28일간 총 3만 달러를 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정신을 차려 열심히 살아갈 생각이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
<김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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