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메이킹의 귀재’ 데이빗 베컴(잉글랜드)이 목발을 내던지고 한-일 월드컵 잔디를 누빌 수 있을 전망이다. 나이들고 쇠약하단 이유로 98년 프랑스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던 ‘바람의 아들’ 클라우디오 카니자(아르헨티나)가 그때보다 네살이나 더 먹은 서른다섯 나이에다 무릎부상으로 신음중인데도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반면 브라질의 ‘스코어링 애니멀’ 겸 94년 월드컵 MVP 호마리우는 본인이 TV방송에서 눈물로 호소하고 팬들이 가두시위로 엄호했건만 끝내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 최초 월드컵, 그곳 무대에 서느냐 관객으로 남느냐. 지구촌 축구사나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남스타 베컴은 불과 한달새 지옥문턱을 거의 넘었다 U턴한 케이스. 잉글랜드 최고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인 그는 지난달 10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 FC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정조준한 ‘의심스런 태클’로 쓰러져 월드컵 출장은 고사하고 목발탈피가 급선무라고 알려졌으나 급속히 호전돼 6월2일 스웨덴과의 첫 경기부터 "100% 컨디션을 선보일 수 있을 것"(맨U 감독)이란 소식이다. 베컴의 기적같은 부활에 잉글랜드축구팬들은 잠시 접어뒀던 66년 이후 36년만의 우승꿈을 다시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슬로모션으로 봐야 보일 만큼 잽싼 순간동작과 질풍같은 스피드로 90년대 초반 ‘바람의 아들’이라 불렸던 카니자가 8년만에 복귀하는 것은 ‘조기 부상회복’ 단서가 붙긴 했지만 본인에게도 깜짝뉴스. 비엘사감독은 카니자의 풍성한 국제전 실적(75게임 56골)과 팀내 통솔능력을 높이 사 7일 발표한 1차 로스터 12명(총인원은 23명)에 그의 이름을 끼워넣었다. 특급골잡이 가브리엘 바티스투타·마라도나를 잇는 중원의 지휘관 아리엘 오르테가 등이 무난히 1차 합격자 명단에 들었다.
브라질의 경우 부상으로 인한 2년 공백을 딛고 일어선 황태자 호나우두·왼발의 달인 히바우두·제2의 호나우두 호나우딩요·UFO킥의 마술사 로베르토 카를로스 등 합격자 명단보다는 탈락자 호마리우가 단연 화제의 중심. 94월드컵에서 브라질에 네번째 우승트로피를 안기며 MVP가 된 그는 30대 중반인 요즘도 게임당 1골씩 터뜨리는 고감도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으나 팀과 동료를 위하지 않고 혼자만 튀려 한다는 딱지가 붙은데다 감독을 공개 비난하는 등 ‘용서받지 못할 전과’가 있어 스콜라리 감독이 살해협박을 곁들인 장외압력에도 그에게 마지막 퇴짜를 놓았다.
2006년 월드컵을 개최하는 전차군단 독일은 올리버 3총사(찰거머리 수문장 올리버 칸·신예 득점기계 올리버 누빌·고참 골잡이 올리버 비어호프)를 비롯해 상대골키퍼을 전율에 떨게 하는 공포의 왼발 프리키커 크리스티안 지게 등 23인 로스터를 확정했다. 최근 부상당한 독일 수비의 핵 옌스 노보트니(레버쿠젠)는 손꼽아 기다려온 월드컵은 물론 레버쿠젠 최초의 챔피언스리그 정상도전(15일 마드리드와 결승전)마저 TV앞에서 지켜봐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밖에 러시아·덴마크 등 다른 출전국들도 속속 월드컵 엔트리를 발표하며 최종 담금질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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