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오(로베르토 바지오)와 비아지오(루이기 디 비아지오). 이름 비슷한 이탈리아의 두 축구스타가 한-일 월드컵행을 놓고 희비의 쌍곡선을 그렸다.
말총머리 수퍼스타로 잘 알려진 30대중반 바지오는 부상으로 인한 6개월 결장끝에 최근 복귀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4연속 본선 잔디밟기 희망을 지폈으나 끝내 지오바니 트라파토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이름값에서는 바지오의 비교대상조차 안되지만 미드필드의 부지런한 살림꾼으로 이탈리아축구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20대 중반 비아지오는 8일 발표된 월드컵행 23인 로스터에 군말없이 포함됐다.
둘의 명암에 감칠맛을 더하는 건 페널티킥에 얽힌 그들의 아픈 과거. 90년 이탈리아대회때 월드스타 예고편을 쏜 바지오는 94년 미국월드컵에서 고비고비 5골을 터뜨리며 이탈리아를 결승까지 올려놓았으나 브라질과의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섰다 홈런볼을 차는 바람에….
자칫하면 예선탈락 기껏해야 8강진입 소리를 듣던 당시 아주리군단이 준우승을 차지한 게 누구덕분이냐는 여론훈풍에 다시 일어선 바지오는 98년 프랑스월드컵때 페널티킥 악령을 보란듯이 내쫓는다. 이탈리아가 첫판 칠레전에서 사모라노와 살라스의 맹폭에 못이겨 0대2로 끌려가고 있을 때 긴급 투입된 바지오는 절묘한 리프팅으로 상대수비수의 핸들링 반칙을 유도해 페널티킥을 얻어낸 뒤 직접 성공시켰다. (크리스티안 비에리의 동점골 역시 바지오의 완벽한 어시스트에 의한 것) 오스트리아전에서 결승골(2대1)을 넣어 이탈리아의 조1위 16강진출에 기여한 그는 또 운명의 승부차기까지 내몰린 프랑스와의 8강전에서 1번키커로 나서 다시한번 안전골. 바지오가 몰아낸 PK악령에 홀린 건 다름아닌 비아지오. 5번키커인 그의 발을 떠난 볼이 크로스바를 맞히고 퉁겨나가는 순간 이탈리아의 4강꿈은 물거품이 되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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