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상담-마가렛 김 (케네디고등학교 교감)
▶ 내부적인 동기유발이 돼야
몇주 전엔 아주 반가운 초등학교 동창생들이 집을 방문했다. 상당히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인데도 그냥 잠깐 헤어졌다 만나는 것처럼 가깝게 느껴졌으며 여러 모로 변한 서로의 모습들에서도 그 옛날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중 복음성가 가수인 친구 한 명이 멋지게 자신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너무나 존경스럽고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필자의 아들이 드디어 피아노 레슨을 시켜달라고 간절히 부탁을 해왔다.
피아노는 여자들이 하는 악기라 여겼던 아들이 멋지게 연주하던 그 친구가 같은 남자였기에 더욱 관심을 가진 것 같다. 아들이 5세 때부터 음악에 소질이 있다고 믿어(모든 부모가 자녀에 대해 그렇게 생각하듯) 여러 방법으로 피아노 레슨을 시도해 보았지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필자도 이젠 지쳐서 더 이상 노력을 하지 않고 있던 터라 아주 반가운 부탁이 아닐 수 없었다. 혹시 그냥 잠시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것이 멋있어 보여서 충동적인 바람이 아닐까 하여 몇 주 생각해 보자며 기다려 보았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는 터라 이 때다 싶어 레슨 시작을 했다. 이제 몇번 안 했지만 아주 열심히 레슨에 임하는 자세가 대견스럽고 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 피아노에 대한 관심을 자극시켜준 친구에게도 정말 고마웠다.
역시 무엇이든 억지로 자녀에게 시키면 역효과를 초래하지만 자신이 관심과 의욕을 가지고 임할 때 좋은 성과를 이루고 자신도 기쁘고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는 것이리라. 5월15일부터 24일까지 전통 수업제 고등학교에서는 일제히 스탠포드 9 시험이 주어진다.
매년 치르는 시험이지만 고등학교 학생들은 이 시험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자신의 내신 성적에도 반영되지 않고 대학 입학에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내 같은 또래의 학생들과 비교해서 학생 개인의 기초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주는 이 시험은 각 학교에게는 그 학교의 성적을 공포하는 한 방법으로 매우 중요한 시험이라고 볼 수 있다. 필자의 학교의 스탠포드 9 성적이 교육구의 평균 수준이고 지난해에 전반적인 향상을 보이지 않았으므로 올해 성적을 올려야 하는 압박감을 느끼는 만큼 올해는 좀 더 많은 노력을 기했다. 물론 점수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학생들이 의욕을 갖고 이 시험에 임하도록 학교 전체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고등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해 시험에 임하라고 격려하기 위해 시작된 주지사 장학금 제도는 스탠포드 9 점수가 각 학교, 각 학년 상위 10% 혹은 가주 상위 5%인 학생들에게 1,000달러의 장학금이 주어지며 9∼11학년이 대상이다.
올해는 이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의 명단을 학교 복도에 전시해 놓고 모든 학생들이 도전을 받도록 격려했다. 또한 각 홈룸 교사들에게 이 시험의 중요성을 학생들에게 상기시키고 상담하도록 각별히 훈련을 했으며 각 홈룸 학생들의 지난 4년간의 스탠포드 9 결과를 프린트해서 성적이 오른 학생들에게 특별히 학교에서 만든 멋진 상장을 주고 더욱 열심히 시험에 임하도록 격려했다.
사실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상장 하나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생각하며 필자도 교사진도 상장 따위는 학생들의 관심 밖이 아닐까 하는 우려를 조금은 했지만 예상외로 많은 학생들이 감동을 받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지난해에 비해 이 스탠포드 9 시험을 훨씬 심각하게 여기고 능동적으로 열심히 시험에 임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올해로 마지막인 스탠포드 9(내년부터는 California Achievement Test 6th Edition으로 가주 학력고사가 바뀜)의 아주 많이 향상된 성적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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