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는 업종을 찾아라"
6년 전 타운 인근에 한인업소로는 처음 개 미용실(dog grooming)이라는 이색업소를 열었던 한인이 이번에는 또 다른 미개척 분야인 흑인음식 소울 푸드(Soul Food)에 도전, 불과 두 달 여만에 본 궤도에 올랐다.
주인공은 다운타운 5가와 브로드웨이에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루이지애나 프라이드 치킨’을 운영하는 브루스 김(56)씨. 그는 지난해 11월 하루 매상 100달러가 채 못 되던 중식 패스트 푸드를 인수한 후 흑인 음식인 소울 푸드로 종목을 바꿔 채 두 달도 못돼 매상을 12배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오픈 첫날 300달러, 그 이튿날 400달러, 다시 700달러’ 하는 식으로 매상이 쑥쑥 오른 이 매직의 숨은 비결은 "장사수완이 아니라 아이디어"라고 한다.
김씨가 아는 한 LA에 소울 푸드 전문점은 3개 뿐이다. 그나마 희소성을 특화한 고급 레스토랑들이다. 당연히 한인 오너는 없다. LA 아니라 가주를 통틀어도 전무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흑인 인구가 얼만데, 흑인 고유의 음식인 소울 푸드점은 드물다? 그 틈을 파고든 게 적중했다. 78∼82년 군복무 시절 사귄 조지아,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등 남부 출신 흑인 친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소울 푸드’는 노예시절의 한이 서린 흑인 음식. 먹을 만한 고기는 백인들이 다 가져가고 흑인들 몫은 ‘치터링(chitterlings)’이라 불리는 돼지 창자를 비롯 돼지 발목, 목뼈에다 쇠꼬리 가 고작이었다. 이를 주 재료로 하는 흑인 음식은 소울 뮤직처럼, 그들의 혼이 담겼다해서 소울 푸드로 불린다.
"남들 안 하는 거 해야지요. 흑인들은 돈도 없지만, 자본이 있어도 비즈니스 차릴 엄두를 못 냅디다" 이 같은 소신으로 개 미용실도 열었던 그는 개털이 몸에 좋지 않다는 의사의 권유를 받아들여‘희귀 식당’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이 업종의 이점은 또 있다. 흑인들과 인간적으로 친해진다는 것이다. 노예시대 한 맺힌 그네 고유의 음식을 팔자 "고맙다며 눈물 흘리는 이도 여럿 됐다"고 그는 전한다. 손님 중 다수는 인근 싸구려 호텔에 장기 투숙하는 극빈층이나, 다운타운 직장인도 꽤 된다.
흑인 대 백인 비율은 70대30 정도. 원가가 적어 마진이 크다는 점도 솔깃하다. 주요 메뉴인 햄 혹(Ham Hock·돼지발목)은 개당 1달러99센트에 팔리는데, 원가는 불과 20센트라고 한다.
"영어 좀 하고, 흑인과 오픈 마인드 한다면 해볼만한 업종"이라고 적극 권장하는 김씨는 앞으로 고급 소울 푸드 레스토랑을 오픈할 계획도 갖고 있다. (213)622-9719.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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