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판 앞둔 양팀 엇갈린 희비… 히딩크, 대타 해결사 급구
“대출정 문턱에서 우째 이런 일이...”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최근 욱일승천 기세로 뻗어나던 태극사단의 스트라이커 최용수가 부상으로 날개를 접은 채 신음하고 있는 반면 몇 달째 부진늪에서 허우적거리던 폴란드의 ‘검은 용병 골사냥꾼’ 이마누엘 올리사데베는 날개를 활짝 펴고 고공비행 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그것도 대망의 월드컵 개막에 바로 앞서, 또 한-폴란드전을 불과 닷새 앞두고 양쪽 캠프에서 빚어진 엇갈린 희비였다.
본선 첫승과 16강에 목마른 태극호의 선장 거스 히딩크가 ‘특급 조커’로 애지중지해온 최용수는 지난 26일 프랑스와의 최종평가전에서 입은 옆구리 부상이 의외로 심각해 이후 정상훈련을 전혀 하지 못한 채 고통속에 월드컵 개막전을 지켜봐야 했다.
월드컵 데뷔무대였던 98년 프랑스대회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는 차범근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해 쓰린 속을 다스리며 90분 내내 벤치를 지켰던 최용수는 “더 쉬라”는 의료진과 코칭스탭의 만류를 뿌리치고 “다 나았다”고 우기며 29일 경주시민구장에서 벌어진 팀훈련에 합류했으나 이내 더욱 옥죄오는 옆구리 통증을 견디지 못해 도중에 호텔로 되돌아가야 했다. 그는 30일에도 체력담당 트레이너 아노와 함께 가벼운 러닝만 한 뒤 또다시 팀훈련에서 제외돼 곧장 숙소로 회귀하는 등 부상이 예상외로 심각해 폴란드전 투입은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히딩크감독은 평소 “특별한 상황에 분위기 반전을 위해 활용하기에 딱 좋은 한방을 갖춘 선수”라며 최용수를 후반 해결사로 점찍어뒀으나 상황이 이렇게 꼬임에 따라 16강행의 첫 열쇠가 걸려있는 폴란드전에서 경험과 마무리 능력에서 한수아래인 차두리 등 신참들에 ‘뒷일’을 맡겨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반면 폴란드 캠프는 지난해 10월 이후 골가뭄에 시달려온 올리사데베가 29일 자체 청백전에서 예전의 유연한 드리블링 돌파와 송곳같은 슈팅력을 다시 내뿜으며 혼자서 2골을 기록하자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역예선때와 같은 몸놀림만 보여준다면 한국격파와 16강진출이 문제가 아니라 본선에만 진출하면 물이 오르는 폴란드축구의 빛나는 전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드러내놓고 얘기하기 시작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인 올리사데베는 축구광으로 소문난 폴란드대통령이 직접 나서 귀화를 설득해 항복(?)을 받아낸 폴란드축구 사상 첫 귀화선수로 지역예선 9경기에서 무려 8골을 터뜨리며16만의 본선진출을 앞장서 이끌었다. 또 폴란드는 이웃 라이벌들이 워낙 강해 본선에 얼굴을 들이밀 기회는 드물었지만 74년 서독대회 3위, 82년 스페인대회 3위 등 일단 올라서면 무서운 저력을 발휘하는 팀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서울-정태수 특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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