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수업제 학교라 지난 주 여름방학에 돌입했다. 방학이 되면 쉬는 기쁨과 함께 필자에게 어김없이 달갑지 않은 손님, ‘몸살’이 찾아온다.
방학하기가 무섭게 처음 며칠간은 쏟아지는 잠, 입가에, 입안에 생기는 물집들로 시달리는데 필자와 같은 교육자들의 대다수가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방학을 믿고 평소에 자신의 노력과 능력의 100% 이상을 에너지가 넘치는 학생들에게 맞추어 그들의 교육에 바치는 것이 모든 교육자의 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올해는 여섯 분의 교사들이 필자의 학교에서의 생활을 마감으로 교직에서 은퇴하셨다. 여섯분 모두 1971년 필자의 학교 창립 초기부터 일하시던 분들이라 더욱 더 아쉬운 작별을 했다.
이 여섯분의 교직생활을 모두 더해보니 장장 235년이란 기간이 되며 그들이 직접 교단에서 가르친 학생 수는 한 학기에 200여명을 가르치셨다고 계산할 때 9만4,000명이나 되며 그 외에 클럽이나 운동 등 과외활동으로 지도한 학생 수는 정말 엄청난 숫자가 될 것이리라 생각된다.
은퇴 축하모임에서 그들의 지난 수년간의 교계에서의 업적을 다시 한번 기리고 감사하며 교육자의 한 사람으로 큰 자부심을 얻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여섯분 모두 20대 초반의 젊음과 패기가 넘칠 때 교계에 첫발을 들여놓으셨고 제자들을 가르치는 뿌듯함과 책임감을 만끽하는 동시에 가끔은 자신의 신조와 계속해서 개혁되는 교육제도와 일치하지 않아 좌절하신 경험도 있으시며 스승의 지병을 돌보느라 “식사조절 하셔야 한다”며 잔소리하는 의사가 된 옛 제자의 모습에서 보람도 느끼시고 가족 중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함은 물론이고 대학을 처음으로 들어가는 제자를 자랑스러워하는 어느 이민자 부모님의 미소를 기억하시며 가슴 뭉클한 기억들을 되살리시는 등 자신들의 지난 30여년간의 교직생활을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회상하셨다.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이라면 모두들 아시겠지만 머리가 다 큰 사춘기 자녀들 한두 명 다루기도 가끔은 힘에 부치고 골치가 아픈 데 여러 학업능력과 가정 환경은 물론 수십 개의 다른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십대 자녀들 200여명(약 40명씩 5교시)을 넘게 매일 올바르게 자라게 타이르고 여러 지식을 가르치며 거기다 최근에는 교육개혁으로 교사들의 사무일도 많아지고 학습기준도 높아져 지속적으로 교육도 받아야 하는 교사들의 노고는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지난 수십년간의 교직생활을 성공적으로 지켜주고 힘이 된 요소 중에서 자신의 신앙과 하나님의 은혜, 그리고 가족의 변함 없는 사랑과 희생적인 지원을 우선적으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 가르치는 일에서 느끼는 보람과 자신의 배움의 기회에 대한 만족 그리고 사회에서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열심히 사는 옛 제자들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만족감과 안심이라 했다.
방학중 자녀들로 하여금 선생님들께 감사의 편지를 쓰도록 해보면 어떨까? 은퇴 후의 새로운 삶을 맞이하시며 벅찬 가슴으로 떠나시는 이 분들의 앞날에 축복이 임하시기를 바라며 필자도 이들처럼 멋지게 인생의 한 획을 긋고 새로운 시작을 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몇 자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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