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자.
탈선한 ‘코리안특급’ 박찬호(29·텍사스 레인저스)가 야구화 끈을 바짝 동여매고 명예 회복 전선에 나선다. 박찬호는 11일 오후 5시(LA시간) 미네소타주 미네아폴리스 메트로돔에서 벌어지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4연전 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한다. 에이스의 기대를 안고 레인저스에 입단했으나 부끄러운 생애 최악의 성적(3승4패, 방어율 8.01)으로 전반기를 마쳐 팀과 팬들을 실망시킨 박찬호로서는 후반기 재기가 절실한 상황이고 특히 그 시발점이 되는 첫 출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첫 단추를 잘 꿴다면 이를 바탕으로 시즌 후반 명예 회복을 노려볼 수 있으나 만에 하나 결과가 좋지 못하면 전반기의 악몽과 연결돼 시즌 전체가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
승리는 아니더라도 팀에 희망을 안겨주는 호투가 절실한 경기지만 막상 대진 운은 좋지 않다. 올해 트윈스는 컨디션이 좋을 때에도 상대하기 까다로운 난적. 50승39패로 아메리칸리그 중부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호로 특히 타선에 정교한 타격감각을 앞세운 왼손타자(스위치히터 포함)들이 무수히 깔려있어 박찬호에겐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 중 하나다. 지난 5월28일 트윈스전에 등판한 박찬호는 단 3⅓이닝동안 작 존스에 만루홈런을 맞은 것을 포함, 4안타 5사사구로 6실점, 패전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트윈스 라인업에는 무려 8명의 왼손타자가 포진했고 9일 벌어진 올스타게임에서 배리 본즈의 홈런성 타구를 환상적인 점프캐치로 잡아낸 올스타 토리 헌터가 유일한 오른손 타자였다. 박찬호는 올해 좌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 3할2푼, 장타율 6할5푼6리을 기록, 우타자(2할4푼5리, 3할9푼8리)에 비해 훨씬 애를 먹고 있다. 마운드 상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좌완 에릭 밀튼은 이미 10승(6패)을 따낸 트윈스 에이스로 특히 레인저스를 상대로 생애 통산 4승2패의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선수다.
이래저래 매치업은 그다지 좋지 않다. 하지만 선수가 쉬운 상대를 취사선택할 수는 없는 일. 레인저스는 전반기 부진에도 불구, 박찬호를 제1선발로 대우, 후반기 개막전에 내보냈다. 일단 한번 믿어보겠다는 자세다. 박찬호로선 이제 명예회복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디뎌야 할 시점이 됐다.
<김동우 기자>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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