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 조종사 무장안에 대해 조종사와 여행객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종사 무장안이 연방하원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한 직후 뉴욕타임스가 전국 7개 공항에서 40여명의 여행객들과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조종사 무장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찬성자들보다 3대2의 비율로 더 많았다. 여행개들이 쏟아놓은 반대이유도 다양하다.
피닉스 공항에서 비행편을 기다리던 신디아 샤피로는 “조종사들은 그저 비행에만 집중해야 한다”며 “총기를 휴대한 조종사가 술에 취했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피닉스는 2명의 조종사가 ‘음주 비행’ 혐의로 체포된 아메리카 웨스트 항공사의 근거지로 이곳 공항의 여행객들은 술취한 조종사가 권총을 휘두를 가능성에 몸서리쳤다.
또 다른 여행객은 제임스 본드 영화 ‘골드핑거’에서 총알이 비행기 창문을 뚫자 기압의 차이 때문에 승객이 창 밖으로 빨려 나가는 장면에 대해 이야기하며 도리질을 쳤다. 항공학 전문가들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일축하지만 여행객들은 오발사고, 혹은 빗나간 총알이 이 비행장비를 파손시키거나 부조종사를 죽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카고 오헤어 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여행하는 사맨다 마이클은 “범인들이 경찰로부터 권총을 빼앗았다는 기사를 여러 번 본 적 있다”며 “기내 무장은 총을 테러범의 손에 쥐어주는 격”이라고 반대했다. 권총규제단체에 따르면, 미국에서 권총에 맞아 순직하는 경찰관들의 21%가 자신의 총에서 발사된 총탄에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뉴욕 라과디아 공항에서 여론조사에 응한 캐롤라인 세엔트앤토닌은 “궁극적으로 승객들의 안전은 조종사들에게 달려있다”며 이들의 무장에 찬성했다. 보스턴 공항의 조지 우드러프는 “권총의 명중률이 떨어지는 만큼 아예 12구경 엽총으로 무장해야 테러범들이 겁먹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직 접객승무원이었다는 또다른 여행객은 “조종사들에게 위기관리능력이 없다는 것은 승무원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조종사보다 승무원이 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우정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