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카운티 뮤지엄은 7~8월 두 달간 주말에 걸쳐 명장 윌리엄 와일러의 영화를 상영한다. 엄격하고 탁월한 감독이었던 와일러는 배우들에게서 최상의 연기를 끌어내 생애 모두 38개의 오스카 연기상을 얻어낸 사람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많은 영화들이 새 프린트로 상영된다.
◇26일(하오 7시30분)
▲‘제저벨’(Jezebel·1938·흑백)
제작사인 워너 브라더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능가한다는 야망을 품고 만든 강렬한 드라마.
남북전쟁의 전운이 감도는 뉴올리언스를 무대로 고집 세고 자기밖에 모르는 여자(베티 데이비스)가 속죄를 위해 콜레라와 모든 악조건을 무릅쓰고 자기를 떠난 약혼자(헨리 폰다)를 집요하게 찾아 나선다.
데이비스의 맹렬한 연기가 눈부신 멜로 드라마로 이 영화로 두 번째 오스카상을 받은 명작이다.
▲‘캐리’(Carrie·1952·흑백)
미 사실주의 작가 디어도어 드라이저의 소설이 원작. 부유하고 존경받는 사업가(로렌스 올리비에)가 자기보다 나이가 훨씬 적은 아름다운 배우 지망생 캐리(제니퍼 존스)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나 여인으로부터 배신당하고 쓸쓸한 죽음을 맞는다.
좀처럼 보기 힘든 영화로 올리비에의 화면을 압도하는 연기가 일품. 내용이 문제가 돼 검열당국과 다투느라 만들어진 2년 후에야 상영됐었다.
동시상영.
◇27일(하오 7시30분)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1939·흑백)
영국의 여류작가 에밀리 브론테의 정열적인 로맨스와 복수가 뒤엉킨 귀기마저 감도는 불멸의 사랑의 영화.
빅토리아 시대 히드 꽃이 지천으로 깔린 안개 자욱한 영국 요크셔의 시골에 사는 주워 다 기른 사나운 머슴 히드클리프(로렌스 올리비에)와 꽃처럼 청초하고 병약한 주인집 딸 캐시(멀 오베론)의 애증이 얽힌 비극적 사랑의 이야기.
시적이면서도 힘이 넘쳐흐르는 위험하고 파괴적인 매력이 가득한 뛰어난 영화로 그렉 톨랜드가 찍은 그림자 짙은 표현주의적 흑백 촬영이 눈부시다. 톨랜드는 이 영화로 오스카상을 받았다. 뉴욕 영화비평가 서클은 이 영화를 같은 해 개봉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제치고 그 해 최우수 작품으로 선정했었다.
거칠고 침울한 히드클리프로 나온 올리비에의 강철도 뚫을 듯한 시선과 연기가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하고 차갑고 이국적인 모습의 오베론도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데이빗 니븐 공연. 이 얘기는 그 뒤로도 여러 차례 다시 영화로 만들어졌으나 이 작품의 곁에도 못 올 범작들.
▲‘이 세 사람’(These Three·1936·흑백)
학교를 운영하는 젊은 두 여인과 이 여인들의 사랑을 받는 한 남자의 삶이 한 학생의 사악한 거짓 때문에 파멸한다. 미 여류극작가 릴리안 헬만의 작품 ‘아이들의 시간’이 원작으로 아름다운 연기가 있는 힘찬 드라마다. 미리암 합킨스, 멀 오베론, 조엘 매크리 주연. 동시상영.
뮤지엄내 빙극장(5905 윌셔)서 상영. 입장료 8달러. (323)857-6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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