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씨 100도에 가까운 뉴욕의 한여름 날씨는 그야말로 찜통 더위이다. 기온 뿐 아니라 습도마저 높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는 바깥에 잠시만 나가있어도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되고 만다.
사우나가 따로 없다. 이런 날씨에는 웬만한 바깥 볼일은 미루게 되어 행길에는 사람들의 통행이 뜸해지는데 그렇게 되니 자연히 비즈니스는 엉망이 된다. 업소마다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기 때문이다.
한여름만 그런 것이 아니다. 반대로 혹한이 몰아치는 겨울날씨에는 추위 때문에 사람들이 방안에서 꼼짝하지 않으려고 한다. 폭설이라도 내린 때는 더 심각하다. 고객의 발걸음은 물론 물건의 공급 조차 제대로 되지 않으니 비즈니스가 잘 될 수가 없다. 혹한과 폭서, 즉 극단적인 날씨는 이렇게 우리의 생활에 주름을 만든다.
그러니 연중 내내 폭서에 시달리는 적도지역과 혹한이 몰아치는 양극지방이 사람 살기에 적당한 곳이 못되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사람들은 한대도 아니고 열대도 아닌 온대지방에 몰려 살고 있으며 이 온대지방에서 학문과 산업기술, 온갖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온대는 다만 열대와 한대의 중간 기온을 유지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봄, 여름, 가을, 겨울의 4계를 되풀이하기 때문에 음식이나 패션에서 보듯이 변화와 다양성이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우리의 사고와 행동도 날씨와 흡사한 점이 있다. 사람은 폭서나 혹한처럼 극단주의에 빠질 때가 있다. 역사상에서 보면 히틀러의 광적인 나치주의는 폭서와 같다고 할 수 있고 공산주의는 혹한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생각은 불행한 사회를 만들어 결국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만다. 그래서 이런 양극을 지양하려는 것이 현대의 건전한 사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의 정치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권교체를 거듭하는 것도 극단화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민주, 공화당은 정책상 큰 차이가 없는 정당이다. 그러나 비교적으로 볼 때 민주당이 조금 더 진보적이고 공화당이 보수적이기 때문에 한 정당이 계속 집권할 경우 미국의 체질이 한쪽으로 굳어질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정권교체로 보수, 진보가 순환하면서 한쪽으로 치우친 편향을 수정 보완할 수 있는데 미국정치의 묘미가 있다.이런 점은 사람들의 개인생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은 돈을 벌거나 권력과 명예를 얻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하기도 하고 남을 망하게 하기도 하며 자기 자신의 인격이나 건강을 해치는 일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돈과 명예를 극단적으로 추구하게 되면 성공이 아니라 파멸을 자초하고 만다. 감옥에 가거나 건강을 잃을 수도 있다.
반대로 이런 가치에 전혀 무관심하거나 태만하면 어떻게 될까.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과 가족의 끼니 조차 잇지 못하고 길거리를 헤매게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사고와 행동도 극단에 흘러서는 안되고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요즘같은 폭서의 날씨 속에서는 일상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신상태마저 이완되고 심리상태가 불안해져 이성적 판단 보다는 감정이 앞서기 쉽다. 이럴 때 사람을 잘못 건드리면 짜증부터 당하기 쉽다. 이런 날씨처럼 극단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이성적 판단 보다는 감정 불안으로 인해 사람을 제대로 대하거나 사물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쾌적한 삶을 가져다 주는 것은 바로 우리의 쾌적한 사고이다. 극단을 피하면서도 스스로 변화와 순환을 거듭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사고방식을 가질 때 나와 남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한대도, 열대도 아닌 온대의 균형과 조화, 계절의 순환처럼 ‘온대적 사고’가 이상적인 삶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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