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하오 7시30분)
‘다즈워스’(Dodsworth·1936)
싱클레어 루이스 소설이 원작. 미 중서부 지방의 은퇴한 부유한 산업가가 퀸 메리호를 타고 어리석고 허영심 많은 아내와 유럽여행을 하면서 경험하는 자아 재발견과 자기 삶의 재평가를 그린 뛰어난 드라마.
자동차 산업으로 거부가 된 샘 다즈워스(윌터 휴스턴이 오스카 주연상 후보로 올랐었다)는 속이 텅 빈 아내 프랜(루스 채터튼)을 데리고 유럽여행을 떠난다. 샘은 유럽 문화에 매료되나 프랜은 영국 군인(데이빗 니븐)과 국제 은행가 및 독일 귀족 등 여러 남자들에게 눈을 돌린다.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귀족과 결혼하기 위해 남편으로부터 이혼허락을 받았던 프랜은 미래에 불안을 느껴 샘에게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일단 프랜을 다시 받아들였던 샘은 후회할 줄 모르는 프랜을 버리고 여행서 만난 여인(메리 애스토)에게 간다. 작품상 등 8개 부문서 오스카상에 올랐던 강렬한 흑백작품으로 사랑과 죄의식과 책임 및 개인적 자유에 관한 훌륭한 탐구이다.
‘형사 이야기’(Detective Story·1951)
어느 하루 뉴욕의 경찰서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박력 있는 작품.
형사 짐(커크 더글러스)이 가장 증오하는 자는 불법 임신중절을 해주는 조지. 짐은 자기 아내(엘리노어 파커)가 결혼 전 조지로부터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그에 대한 증오심이 더욱 불타오른다.
미국사회의 단면도를 그린 가차없이 강렬하고 거친 영화로 더글러스의 터질 듯한 연기가 눈부시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음악이 사용되지 않았다. 조연들의 연기도 뛰어난 흑백영화로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
◇3일(하오 7시30분)
‘편지’(The Letter·1940)
소머셋 모음의 작품이 원작으로 영국 식민지 말레이시아의 고무 농장을 운영하는 상류사회 사람들의 간통과 특권의식을 고찰한 뛰어난 흑백영화다.
레슬리 크로스비(베티 데이비스)는 착한 고무농장 주인 남편을 두고 유부남 연인과 밀회하다 연인의 배신에 분노,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인다(얇은 드레스를 입은 데이비스가 집 계단을 내려오며 가차없이 남자에게 여러 발의 사격을 하는 첫 장면이 압도적이다). 교활한 레슬리는 그 후 자신의 살인을 정당방위라고 변명하나 자기가 정부에게 보낸 편지 때문에 궁지에 몰린다.
여성의 성적 위선을 파헤친 걸작으로 데이비스의 연기가 맹렬하다. 작품상 등 여러 부문서 오스카상 후보에 올랐다.
‘사랑아 나는 통곡한다’(The Heirless·1949)
헨리 제임스의 소설 ‘워싱턴 스퀘어’가 원작으로 1840년대 뉴욕의 부유한 노처녀의 변심 애인에 대한 복수극.
의사 아버지(랄프 리처드슨)의 전제적 지배를 받고 사는 수줍고 얌전한 노처녀 캐서린(올리비아 디 해빌랜드가 오스카 주연상 수상)은 자기를 사랑한다며 접근하는 재산을 노리는 미남 날건달 몽고메리 클리프트에게 완전히 사로잡힌다.
그러나 함께 야반도주키로 한 클리프트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캐서린은 가슴의 문을 닫아버린다. 몇 년 뒤 나타난 클리프트가 다시 캐서린에게 구애하고 캐서린은 이를 받아들이나… 배우들의 명연기가 황홀한 흑백명작으로 고전음악 작곡가 아론 코플랜드가 오스카 음악상을 받았다.
LA 카운티 뮤지엄 빙극장(5905 윌셔, 323-857-6010)서 2편씩 동시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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