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광복절이나 삼일절 기념식을 취재하다 보면 참석자들 가운데 대통령 경축사가 낭독되는 동안 눈감고 조는 사람들이 의례 눈에 띈다.
기념사나 축사를 하는 인사들의 면면이 매년 비슷한데다 이들의 연설 내용
도 그게 그거여서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무덤덤한 표정들이다.
기념식장에 오고가는데 2시간, 기념식 진행에 1시간 등 최소 3시간이 소요되는 행사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어쩌다 부모에 이끌려 식장에 따라온 어린이들도 내내 한국말로만 계속되는 경축사 및 축사에 진절머리를 내고는 다시 참석하려 하지 않는다.
연사마다“후세들에게 선열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물려줘야 한다”고 강조하
지만 우선 2세들이 이런 행사에 관심부터 갖도록 주최측이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염불보다 젯밥이라는 말처럼 한인 행사엔 저녁식사를 준비해야 참석자가 많아진다는 통념 때문인지 관계자들이 행사 자체보다 식사준비에 더 신경을 쓰는 형편이다.
식사 대접보다는 참석자들이 행사의 의미를 느낄 수 있고 2세들도 흥미 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
예를 들면 PBS를 통해 전국에 방영됐던 한인 다큐멘터리 작가·감독 김대실씨의 일본군 위안부 기록 영화를 상영한다거나 1세와 2세들이 마주앉아 토론하는 대화의 광장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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