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에 남가주 한인교계가 적극 동참키로 했다. 원로목사 등 교계 지도급 인사들은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측과 회동을 갖고 구체적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그 일환으로 기념사업 기금 지원, 로즈 퍼레이드 꽃차 출품과 관련한 교회별 장미 한 송이 보내기 운동, 또 교회를 통한 기념사업 홍보 등에 힘을 모으기로 합의했다.
한인 이민의 뿌리를 찾고 또 2세, 3세에게 미주 한인의 정체성을 심어주는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을 적극 지원키로 한 교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고무적이다. 한인 이민역사는 한인 교회역사와 함께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회는 초기 한인사회 형성에 핵심적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전 커뮤니티적 사업에 교계가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생각이다.
차제에 한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교계는 한인사회 문제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참여해 달라는 것이다. 교회를 빼놓고서는 한인 이민사회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인사회에서 교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한인사회와 이런 관계 속에 있는 교회는 그러나 스스로 친 울타리 안에만 안주, 커뮤니티의 문제를 외면해온 측면도 없지 않다.
거리 모퉁이마다 교회가 들어서 있다. 남가주 일원에만 1,000여개에 이른다. 거기다가 성전과 교육관 등 시설은 날로 대형화되고 있다. 성전 건축을 위해 한인은행을 통해 융자된 돈만 1억달러가 넘는다. 미국계 은행까지 합치면 그 액수는 더 불어난다. 수백만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는 교회도 한 둘이 아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한인사회의 가용자원을 교회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교회 문은 항상 닫혀 있다.
커뮤니티 센터조차 제대로 없는 한인사회다. 유흥업소, 향락업소가 무분별하게 난립해 있다. 청소년들은 시도 때도 없이 유흥업소 주위를 맴돈다. 갈곳이 없는 것이다. 어린이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어지러운 환경 속에 방치돼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교회들은 오직 외적 성장만 추구하면서 대형화만 꾀해 왔다. 그리고 한인사회의 크고 작은 사건을 교회는 외면해온 것이다.
어떤 종교든, 어떤 교회든 그 존재의 의의는 소속된 사회와 연관돼 추구되어야 한다. 소속된 사회와 절연된 종교, 담을 쌓은 교회는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종교이고, 교회다. 교회의 벽을 헐어야 할 때가 됐다. 항상 문이 열린 교회, 현실의 문제에, 또 아픔에 함께 하는 교회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 참여를 계기로 스스로를 열고 커뮤니티가 직면한 문제에 적극 참여하는 한인 교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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