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씨마켓의 노사 분규가 날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LA 한인사회 최대 마켓의 하나인 아씨는 지난 달 일부 종업원이 제출한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사회보장국 기록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당수를 무기한 정직 조치했다.
이에 대해 아씨마켓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던 노동상담소측은 노조를 봉쇄하기 위한 보복조치라 주장하고 사회보장국의 지침은 종업원을 내쫓으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번호를 바로잡으라는 것이라며 마켓측의 부당한 조치를 시정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아씨측은 사회보장국의 요청에 따른 것일 뿐이라며 이미 잘못을 바로잡은 직원들은 다시 일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인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봉제를 비롯, 식당, 마켓 등 여러 업종에서 노사 분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전보다는 많이 개선됐으나 아직도 일부 한인업소에서는 근무시간 외에 일을 추가로 시킬 경우 오버타임 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아예 봉급을 현찰로 주고 페이롤 택스를 내지 않는 등 기본적인 법규마저 지키지 않는 곳도 없지 않다.
갓 이민 와 업소 규모가 영세하고 미국 물정을 잘 몰랐을 때는 이런 관행이 그냥 넘어갈 수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예금고가 10억달러가 넘는 은행이 등장할 정도로 한인사회의 덩치가 커졌다. 과거와 같은 핑계가 통하지 않는다. 적당히 법을 어겨가며 장사를 하면 당장은 이익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마이너스다. 결국은 노사 분규의 원인을 제공해 제대로 장사를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업주의 약점을 잡은 직원들에게 협박까지 당하는 수가 있다.
한인사회는 타인종에 비해 자영업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종업원의 상당수는 라티노다. 한인 업소의 노사 갈등은 단순한 경영주 근로자 문제가 아니라 한-히스패닉 인종 분규로 번질 위험성이 항상 내포돼 있다. 종업원들과의 원만한 관계 중요성이 다른 인종보다 훨씬 더 크다.
업주와 종업원은 당장은 이해가 엇갈리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같은 배를 탄 파트너다. 현재 아씨마켓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툼은 감정싸움의 인상이 짙다. 회사측은 과연 종업원의 생계를 위협하는 무기한 정직이 최선의 선택인지 한번 돌아보고 노동상담소도 소송 제기가 만능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대립으로 치닫기 앞서 한 발짝씩 양보하는 지혜를 발휘, 한인사회에 원만한 노사 관계의 선례를 만들어 가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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