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한 곳은 베트남이지만 마음은 한국인입니다. 한인과 베트남 커뮤니티간의 우애와 아시안의 법적 지위 향상에 노력하겠습니다"
지난주 그레이 데이비스 주지사에 의해 첫 한인 여성 판사로 임명된 태미 정 유 주검찰청 검사와 함께 첫 베트남계 여성 판사로 임명돼 주목을 끌었던 재클린 누엔(37) 연방검사는 "남편이 한인이기 때문에 두 커뮤니티간의 우의와 가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누엔 신임 LA카운티 수피리어 판사의 남편은 현재 캘리포니아주 연방지검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 석(38·미국 세례명 피오) 검사. UCLA 법대에서 만나 결혼한 이들은 주류 법조계에서도 드문 연방검사 부부로 활동, 연방지검에서는 이번 누엔 판사의 임명을 큰 경사로 받아들이고 있다.
누엔 신임판사는 월남이 패망한 75년, 10세에 육군 소령이었던 아버지와 가족을 따라 미국에 건너온 보트피플 출신. 누엔 판사는 부모가 운영하던 도너츠 가게와 건물 청소일을 도우면서 대학교와 법대를 졸업하는등 베트남 커뮤니티에서도 입지적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녀는 단돈 5달러만 갖고 구사일생으로 미국에 건너왔던 날을 회상하면서 "미국에 와서 첫 3개월간은 가족이 샌디에고 해병대기지 텐트에서 생활했다"며 "부모님은 모든 면에서 미국사람보다 두배이상 노력하고 부모님이 낳아주신 조국과 새 조국인 미국을 위해 기여하라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3남3녀중 둘째인 그녀는 또 "아버지는 월남에 남았다면 총살을 당했을 것"이라며 "아버지는 낮에 주유소에서 일하고 밤에 은행 컴퓨터 일을 했으며 어머니도 사무실 청소를 하시다가 도너츠 가계를 운영하시면서 3남3녀를 키워주셨다"고 말했다. 누엔 판사는 자신의 여동생이 변호사인데다 남편이 검사, 시누이도 변호사여서 법조인 가족으로 통한다. 그녀는 전액 장학금을 받아 옥시덴탈 칼리지를 졸업한후 UCLA법대를 나와 91∼94년까지 미국 대형 로펌에서 일한후 95년부터 연방검사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일반 범죄부서 차장검사(Deputy Chief)로 일하던중 판사로 임명됐다.
김 석 검사는 "부모님이 베트남계 며느리를 받아들이는데 대해 처음에는 걱정을 하셨지만 지금은 맏며느리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같은 1.5세 이민자지만 검사도 먼저 됐고 판사도 먼저 되는등 모든면에서 나보다 낫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 검사와 뉴엔 신임 판사는 법대에서 4년간의 열애 끝에 93년 결혼했으며 아들 놀렌 누엔 김(3세)을 두고 있다.
김 석 검사도 14세때인 78년 가족과 함께 이민온 1.5세로 아버지 김서창씨와 어머니 김효순씨가 각각 서울법대와 서울대를 졸업했으며 두 형은 엔지니어, 경제 컨선턴트로 각각 일하고 있으며 여동생은 변호사다. 김검사는 92년부터 2001년까지 한인사회 최대의 로펌중 하나인 ‘림, 루거, 김 로펌’에서 일하다가 2001년4월부터 검사로 일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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