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자의 눈
▶ 김주찬 <취재부 차장대우>
’최근 월드트레이드센터 인근 한 한인델리 업소를 들렀다. 업주는 대뜸 “부시(대통령)가 정신이 있는거냐 없는거냐”라고 말문을 열었다.
9.11 테러 이후 이 근처 경기가 갈수록 형편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판에 관광객을 들어오지 못하게 비자와 체류기간 등 각종 규제를 더욱 심하게 하니 누가 샤핑을 하고 관광을 하겠느냐며 불만이 대단했다.
게다가 반이민 무드에 편승, 이민자들에 대한 단속과 규제가 점점 심해져 마음이 편하지도 않고 앞으로 이라크와 전쟁이 나면 분위기가 뒤숭숭할텐데 장사가 더욱 걱정스럽다는 말도 곁들였다.
최근 이라크와의 전쟁설을 보고 듣는 한인들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정치 의식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소규모 자영업에 주로 종사하는 한인들은 다른 나라와의 무역 마찰이나 전쟁 등이 먼나라 얘기처럼 느끼고 살았다.
그러나 가뜩이나 경기가 바닥에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전쟁이 나고 이로인해 소비 심리가 위축된다면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작위로 전개되는 이민자에 대한 규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점도 피부로 느낀다. 한인 자영업계의 주요 고객이자 고용인들이 히스패닉과 한인들이기 때문이다.
언제 어느 순간 이민자인 자신이 타깃이 될 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주소 이전 변경 신고와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 공항 입국장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느끼기도 한다.
‘나야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라고 막연하게 믿었던 ‘보신주의’를 더 이상 자신할 수 없게 된 탓이다.
“바보들! 이제는 경제야”(Stupid! Now Economies)라는 짧은 말로 빌 클린턴은 지난 92년 대선에서 현역이던 조지 부시 대통령을 눌렀다. <주간한국 8월22일 어제와 오늘>
전쟁이 주는 여러 가지 부수적 경제 효과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국가와의 다툼으로 반사 이익보다는 내실있는 경제 활동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다음 선거 때 보자고 벼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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