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크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들이 득세하는 세상은 작고 소박한‘이웃 이야기’들을 하찮게 여기도록 우리들의 눈과 귀에 못질을 하고 있다.
테러, 응징, 비리, 폭로... 최근 언론 보도는 이 네 단어만으로 설명이 가
능할 정도다. 여기에 불경기, 연쇄살인, 이민자 감시, 파업 등 을씨년스런 단어 몇 개를 추가하면 세상사 대부분을 눈감고도 읽어낼 수 있을 정도다.
“이제 비극적이거나 자극적인 것들만 주목받는 세상이 돼버렸다”고 탄식했던 기자는 최근 만난 두 권의 책을 읽고 머리가 말끔해졌다.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눈물나도록 어렵게 살아가지만 마냥 행복하고 유쾌하게 사는 사람들의 얘기로 꽉 찬 책들을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뇌성마비 언니에 미안했던 유년시절 회상, 걸인 부녀의 순대국 생일파티,
자선냄비에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우라며 하루일당을 모두 기부한 홈리스, 딸이 교수로 있는 대학에서 30년째 청소하는 어머니...
흔하지는 않아도 여전히 우리 생활 언저리에서 접할 수 있는 아름다운 얘기들을 담은 ‘좋은 생각’이라는 얄팍한 월간지와‘연탄길 2’를 읽는 몇 시
간은 근래 가장 가슴 찡한 순간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두 권의 책에 나를 몰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인공 모두가 나와 똑같이 평범한, 어쩌면 더 못한 현실을 살아가는‘일반인’인 까닭이다.
테러, 응징, 비리, 폭로 속에 각박하게 살아온 지난 1년의 타향살이도 긍정적이고 소박한 마음으로 돌아보면 남들에게 코끝 찡한 감동 하나 정도 줄
수 있는 아름다운‘작은 이야기’거리가 될 듯도 싶다.
책 안 읽는 한국인들이 독서의 계절로 치부하는 가을을 맞아 가슴 따스한 이웃의 이야기 한두 줄쯤 읽는 것으로 생색을 내도 좋을 듯 싶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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