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국경을 넘어 온 2명의 탈북자에 이어 작년 4월 샌디에고 인근 국경에서 체 포된 김순희씨에게도 망명지위가 부여 됐다.
이번 결정은 행정부가 아닌 연방 법원에 의한 것이어서 이것만으로 미국 정부의 탈북자에 대한 방침이 바뀌었다고는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최근 들어 내려진 탈북자에 대한 잇단 망명 허가는 연변 일대에서 송환 위협에 떨며 전전긍긍하고 있는 수십만 탈북자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주고 있다. 태평양을 건너 미국 땅을 밟기까지 험난한 과정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일단 북한 신분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미국에서 살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음을 확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연방 의회에서는 일가족이 함께 탈출한 장길수 군을 불러 그림 전시회도 갖고 증언도 듣는 등 탈북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다. 국무부는 국무부대로 탈북자에게 일괄적으로 난민 지위를 부여 미국으로 올 수 있게 하는 행정령 마련을 검토하고 있으며 의회는 의회대로 이와 유사한 법안 상정을 추진 중이다.
굶주림과 정치적 박해를 피해 국경을 넘어 와 비인간적인 삶을 살고 있는 탈북자 문제는 이 시대를 사는 한민족의 일원이라면 누구나 외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다. 탈북자 문제에 대한 우리의 뜻을 지역구 정치인들에게 알려 탈북자들이 자유와 풍요의 땅 미국에 와 새 삶을 살 수 있는 길을 마련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이 같은 민족으로 미국에 와 살고 있는 우리들의 최소한의 의무다. 뉴욕 한인 사회에서는 이에 대비해 몽골에 탈북자 난민 센터를 건립하기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LA 한인 사회에서는 탈북자 문제에 관한 관심이 미미한 상태다.
정치적 관심과 함께 우리가 우선 할 일은 미국 땅을 밟은 탈북자들이 모범 시민으로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북한에서 미국까지 온 각오라면 웬만한 역경쯤은 능히 견뎌내리라 믿지만 언어와 문화가 생소한 낯선 곳에 적응하기가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천신만고 끝에 바다와 사막을 건너 온 이들이 미국에 와 실패한 삶을 산다면 그동안의 고생이 의미가 없어진다. 취업과 교육 등 이들이 자립할 때까지 보살피는 한인 사회의 배려가 요구된다.
김순희씨의 망명 지위 획득을 축하하며 이것이 미주 한인들이 탈북자 문제에 좀더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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