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비치항을 포함한 서부지역 29개항만의 무더기 폐쇄사태가 2주 째로 접어들면서 일부 품목의 물류유통이 중단되고 공장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등 충격파가 확산되고 있다.
항만폐쇄가 앞으로 1주일 이상 계속될 경우 통관, 트럭킹, 무역업체의 연쇄도산, 공장가동중단, 농가파산과 무더기 직원해고 등 최악의 상황이 전개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업계 전반에 급속도로 확산되자 연방정부는 이번 주 중 법적 강제수단을 동원, 항만 조업을 재개시킬 계획이다.
항만폐쇄에 따른 충격파는 한인업계에서도 일찌감치 감지됐다. 가디나, 윌밍턴 등지에 밀집해 있는 통관, 트럭킹 업체들은 항만폐쇄가 시작된 지난달 29일 이후 사실상 휴업상태다. 귀국이삿짐 업체들도 선적과 하역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사정이 나을 게 없다.
‘정스백화점’ ‘김스전기’ 등 한국제품 의존도가 높은 업소들은 물류공급적체로 연말세일과 광고전략에 큰 차질을 빚고있다. ‘정스백화점’ 박정수 매니저는 “매주 1∼2개씩 들어오던 컨테이너가 2개나 묶여있다. 특히 연말세일 용으로 준비했던 생필품과 선물용품이 문제”라고 전했다.
대형마켓들도 일부품목의 공급중단과 가격급등으로 소비자안내문을 내붙이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아보카도와 바나나 등 과일류와 라면 등 가공식품류는 재고가 바닥나기 전에 물건이 들어와 줘야 품귀와 가격폭등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운타운의 일부 의류·봉제업자들은 중국산 수입제품과 원단 등의 공급이 막혀 부랴부랴 내수 쪽으로 공급원을 돌렸다.
본국 해운회사의 손실도 엄청나다. 한국 해양수산부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해운회사의 손실규모를 현재까지만 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LA카운티 경제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간 샌퍼낸도밸리, 샌디에고, 샌개브리엘 밸리 등 3개 커뮤니티에 미친 손실액은 7억5,000달러에 달한다. 자동차, 의류, 완구류, 제조, 식품.농업 등 분야를 중심으로 하루 20억달러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CNN은 추산했다.
한편 태평양해운협회(PMA)와 항만노조(ILWU)간 협상이 장기화되고 항만폐쇄로 인한 업계의 타격이 확산되자 부시 대통령은 ‘태프트-하틀리 법령’(Taft-Hartley Act)을 가동, 80일간의 직장폐쇄를 유예하고 근로자들을 강제로 작업장에 복귀시키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지난 5일 연방중재관이 참석한 가운데 사흘째 협상을 계속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연방정부의 ‘강제적 개입’ 이외에 이렇다할 사태해결 방안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항만폐쇄사태가 계속되면서 항공화물 운송요율이 치솟고 일부 품목의 공장가동이 중단돼 소비자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연방정부가 80일간의 유예기간을 선포하더라도 물류공급과 생산차질, 물가상승 등의 여파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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