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께서 시킨 일이라고 기쁨으로 정성다하는
간사들의 열심에서 가슴 저미는 감동이…
섬기는 자에게 부어 주는 은혜 몸소 체험해
YWAM의 정신 중에 하나가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다. 그래서 DTS는 이런 훈련의 가장 기본적인 과정이다. 우리 부부가 열방대학에 간 것이 이번이 세번째이다. 1998년에 목회자 부부 세미나에 참석했고 2001년 9월에 다시 참여하고 이번에는 DTS에 갔었다.
갔을 때마다 교실에서의 간사님들의 섬김이 너무 아름다웠고 진지했고 귀한 섬김이었다. 물론 강의도 좋았지만 이들의 섬김은 목회자인 나에게 큰 도전이 되었다. 이 분들은 완전히 자비량해서 섬기는 분들이다. YWAM이 그렇듯이 열방대학도 학교에서 인건비가 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모든 비용을 스스로 충당하면서 2주, 12주, 20주, 또는 그 이상을 계속 섬기는 간사님들도 있다. 몇 분의 이야기만 나누고 싶다.
장요한 간사님은 목사님이시다. 그리고 이번 학기 중 나이가 많은 남학생들 담임이셨다. 물론 학생들보다 나이로는 어리다. 이 분들은 사람들을 데려다가 먹이는 일에 특별한 은사를 받으신 분들이다.
지금도 가슴이 아릿하게 저며오는 감동이 있다. 여러 차례 가정에 초대하여 사랑을 나누어 주셨다. 그런 중에도 우리 부부가 Kona를 떠나서 중국으로 가던 새벽의 일은 잊을 수 없다. 그 날 새벽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에 아침식사를 학교에서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아직 우리 부부가 방에서 나오기도 전에 장 간사님 부부께서 아침식사를 준비하여 따뜻한 커피와 함께 가져오신 것이다. 지금 생각해도 코끝이 시려온다. 어떻게 이런 일을 하실 수 있는가 하고 물었더니, 어제 늦게 잠자리에 들면서 주님께 ‘3시에 일으켜주시면 준비해서 섬기라는 주님의 뜻으로 알고 순종하겠습니다’ 하고 잤는데 정확하게 새벽 3시에 일으켜주셔서 8명의 아침식사를 준비해서 각 방마다 돌려주고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겨우 12주 동안 사귄 사람들이다. 그동안 학교에 대한 불평 아닌 불평도 했고, 어려운 일로 불편하게 한 일들도 없지 않았다. 차편이 필요하다고 하면 언제든지 태워 주고, 무엇이 필요하다고 하면 사다 주고… 12주 동안을 그렇게 섬기셨다. 더구나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볼지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주님께서 시키시는 일이라고 기쁨으로 정성을 다해서 아침을 준비해 주셨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랑이구나!
김봉순 간사는 내 아내의 담임이셨다. 그 분의 남편은 피터 최 전도사님으로 간사로 섬기지는 않고 일을 하시면서 아내가 섬기도록 돕고 계셨다. 이 분들은 저희에게 가장 많은 선물을 주신 분들이시다. 그리고는 기도를 많이 해주셨다. 김봉순 간사님은 암으로 고생을 하면서 섬기셨는데, 우리가 중국에 가있는 동안에 계란 만한 암 덩어리가 손톱 만하게 줄어들었고 지금은 수술 후 회복을 기다리고 계신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기적으로 치유하신 것이다.
Kona에 있는 동안에 취미생활을 할만한 것이 없었다. 운동도 제대로 할 수 없어서 겨우 걷는 것이 유일한 운동이었다. 그런데 학교 기숙사에서 8분만 걸어가면 태평양 바다이고 거기가 곧 낚시터였다.
낚시를 하기로 결정하고, 혼자서는 재미가 없으니까, 김상각 장로님을 꼬셨다(?). 그런데 장로님은 생전에 낚싯대를 한번도 잡아 보신 적이 없다고 하셨다. 그래도 목사가 하자고 하니까(?) 낚시 도구를 사러 갔는데 장로님께서 모두 지불해 버렸다.
그런데 낚시를 할 줄 알아야지… 그러다가 피터 전도사님이 낚시꾼(?)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졸라대어 낚시를 배우게 되었다. Kona를 떠나기 전날, 피터 전도사님께서 오전에 마지막 낚시를 하자고 하셔서 나갔는데(그동안 내가 제일 못 잡았고 특별히 은대구는 한 마리도 못 잡았는데 그냥 가시면 서운할 것이라면서…) 그 날도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전도사님이 보이지 않는다. 조금 있다가 딱가리라는 조개 종류를 바위에서 떼어다가 낚시 바늘에 끼워주면서 이것으로 해보라 하셨다. 그때부터 은대구는 못 잡고 색색 고기가 잡히는데… 기분이 짱이다.
가슴이 찡한 감동은 다음에 있었다. 전도사님께서 빌렸던 것을 돌려 드리려고 아파트에 밤늦게 갔는데 계시지 않아서 문 앞에 놓고 돌아왔다. 다음 날 새벽 떠나기 전에 어제 밤에 어디 계셨는가 물었더니 낮에 하지 못한 밀린 일을 거의 밤을 새워서 하고 작별 인사 나누려고 나오셨다 한다. 일이 밀렸는데 그렇게 태평하게 낚시를 했느냐고 반문했더니 “일은 미루어서 해도 되지만 목사님은 오늘 가시면 언제 여기 와서 낚시하겠습니까? 마지막 가시는 목사님 즐겁게 해드리려고 시간을 좀 냈지요.” 내 마음은 울어버리고 말았다. 지금도 그분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감격해진다.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안 해도 되는 일을 한다. 대가를 지불하면서 기쁨으로 섬긴다. 이런 분들이 있기에 세상이 윤택해진다.
대부분의 강사들이 영어권이어서 통역이 필요했다. 모두 세분이 담당했다. 두 분은 아주 잘하시고 한 분은 조금 서툴렀다. 그런데 하루는 조금 서투신 간사님이 통역을 하다가 잘 되지 않는다. 교장 선생님의 얼굴빛이 달라진다. 마침내 강의 중에 통역자를 바꾸어버렸다. 아차 큰일났구나! 목회 경험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면 상처를 크게 입는다. 클래스 룸에서 통역을 하다가 빼앗긴 것이다. 마음으로 걱정을 대단히 했다. 교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떨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망신을 시켰다고 해서 난리를 칠텐데… 그런데 다음 시간에 그 간사님이 다시 통역을 하는 것이다. 아무런 일이 없었던 것처럼 계속해서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의 신앙 인격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보게 되었다. 그 분이라고 마음이 상하지 않았을까? 얼마나 다듬어지고 채워지면 저렇게 될까?
이런 분들은 오직 섬기기 위해서 여기 계시며, 섬김의 능력이 얼마나 큰가를 몸소 체험하고 보여주시는 증인들이다. 섬기는 자에게 부어주시는 은혜가 이처럼 큰 것을 눈으로 보았다. 나도 섬겨야지! 이런 일꾼 몇 명만 있어도 큰 본이 되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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