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열흘간 계속되고 있는 무차별 저격의 공포가 워싱턴 전역을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한인들의 우려도 극에 달하고 있다.
9일 밤 매나세스에서 발생한 총격사건까지 포함시킬 경우 열흘만에 7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은 연쇄 저격 사건이 해결의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더욱 확대되자 사건 초기 ‘일과성에 그칠 것’이라며 담담하게 반응하던 한인들도 ‘남의 일이 아니다’며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특히 사건 발생 지역이 메릴랜드주 몽고메리카운티와 프린스조지스카운티, 워싱턴 D.C.에서 북버지니아 등 워싱턴 메트로 지역 전체로 확대되고, 범인이 저격 대상을 무작위로 추출하고 있지만 경찰의 수사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해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사건이 확대되면서 한인들 중에는 가급적이면 외출을 삼가고 쇼핑을 줄이는 등 일상생활 패턴이 바뀌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전체 10건의 총격 중 3건이 주유소에서 발생, 개스를 넣을 때 마다 주위를 살피고 이리 저리 움직이는 등 연쇄 저격의 여파가 일파만파로 확대되는 상황이다.
매나세스에 거주하는 황모씨(여, 33)는 "며칠 전까지만 해도 연쇄 저격의 공포를 실감하지 못했는데 9일 밤 자주 이용하던 매나세스 서들리 로드 선상의 수노코 개스스테이션에서 총격사건이 발생한 후 부터는 불안감에 잠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만일 그 시간에 그 개스 스테이션에서 주유를 하고 있었다면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고 말했다.
또 게이더스버그의 이모씨(36)는 "부위의 중학교에서 등교하던 소년이 총격을 당한 후에는 자녀들을 직접 등하교시키고 있다"며 "하교때 일을 잠시 중단해야 하는 등 번거롭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연쇄 저격범의 타겟이 될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어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심리적인 불안외에도 한인 비즈니스들의 걱정도 태산이다. 사건이 장기화되고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면 비즈니스 타격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
특히 주유소를 운영하거나 쇼핑센터 내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은 이미 상당한 매출 감소를 감수하고 있어 사건이 조속한 시일 내에 해결되기만을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프린스조지스 카운티에서 세탁소를 경영하는 정모씨는 "연쇄 저격 사건의 여파로 고객이 상당수 감소했을 뿐 아니라 맡긴 세탁물을 찾아가지 않는 경우도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또 9.11 테러로 오랫동안 불황에 시달렸던 한인 관광업계는 연쇄 저격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으로부터의 관광객 감소 등 상당한 피해가 예상돼 사건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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