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틀란타 스톤 마운틴에서 개최된 ‘일본축제(JapanFest 2002)’는 미국 내 일본 커뮤니티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행사였다. 가랑비가 오는 가운데 진행된 행사였지만 참석자들은 ‘일본’이라는 동양적 트랜드에 매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축제를 즐겼다.
축제는 일본 전통음악, 무용, 놀이 등으로 꾸며졌으며 곳곳에 일본을 상징하는 분재(반사이), 목공예, 조경, 잉어, 만화산업 부스 등이 설치돼 일본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잘 조명했다. 이색적인 동양문화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참석자들이 함께 동화할 수 있는 문화축제로 이끈 주최 측의 준비가 돋보인 행사였다.
축제예산이 15만달러에 달하지만 축제경비 일체를 일본 커뮤니티가 아닌 델타항공, 코카콜라, 스테이트 팜 보험, 베니하나, AFIAC, 사우스 트러스트 은행, 버라이즌 와이어레스 등으로부터 지원 받은 것도 눈에띄었다.
또한 행사 수익금은 미 각급 학교 및 카운티 도서관에 일본관련 서적을 기증하는 일에 사용했다. 아틀란타 일본인 거주자가 4천명 내외라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이들의 단결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가늠할 수 있는 축제였다.
반면 아틀란타 한인 타운번영회와 아틀란타 한인회가 공동주최한 ‘제4회 다민족 문화축제’는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는 우리속담이 현실로 나타난 행사였다.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는 결국 관객없는 초라한 축제로 막을내리게 했다. 축제준비위원회가 행사 한 달전에 발족했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이번행사는 목적을 잃은 행사 그 자체였다.
이는 한 달여 동안 쉼 없이 타운을 뛰어다닌 준비위원들의 잘못이 아니며 행사의 주최가 되는 커뮤니티의 책임이라는 여론이 높다.
주최측은 ‘무엇때문에 다민족 문화 축제를 개최해야 하는지’를 재고해야 하며 충분한 준비시간을 가져야 한다. 일본축제는 익년의 축제를 위해 1년 동안 매달 200여명 이상의 자원봉사자와 스텝들이 정기모임을 갖고 행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장을 찾은 노인회 김모 옹은 “다민족 문화축제의 목적은 다양한 민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문화 교류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자는 것인데, 한인이외의 타인종을 찾아 볼 수가 없으니 이게 무슨 다민족 축제냐”며 일침을 놓았다.
타운번영회 행사준비위원회는 행사직후 “내년 축제는 준비를 서둘러 다민족 문화축제로서의 면모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민족 공동체 국가로 매년 ‘성 페트릭스 데이’,‘마틴루터 킹 메모리얼 데이’, ‘중국 신년축제’, ‘일본축제’등 각 민족의 문화행사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도 이를 반영 매년 다민족 문화축제를 성대하게 개최하고 있다.
아틀란타 이민 30년, 한인 커뮤니티도 이제 미 주류사회가 주목할 만한 ‘한민족 문화축제’를 만들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아틀란타 주류사회에 우수한 우리민족의 문화예술을 알려 그들과 함께 ‘아리랑’을 합창할 그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jslee@koreatimesaat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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