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인격과 사상을 담은 그릇이다. 이 언어를 어떤 이는 "존재의 집"이라고 까지 말하기도 한다. 요즈음 방송과 인터넷 속에서의 우리의 언어는 과히 파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들만에 언어로 둔갑해 버린지 오래다. 나조차 모르는’혀짧은 소리’가 인터넷에 가득 범람해 이젠 그 사용하는 언어를 모르면 그 속에 들어가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표준어가 사라져 버린 그들의 언어는 무엇이 표준어인지 조차 구분하게 어렵게 만들어 버렸다. 언어가 병들어 가는 것이다. 언어가 병들면 인격과 존재에도 병들어 간다고 말 할 수 있다.

교회라고 예외는 아닐 것이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주로 성경에서 나온 말이지만 성경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국적 불명의 언어가 남용되면서 교인의 인격과 사상에도 영향이 가고 있다. 교인들이 자주 쓰는 용어 중에서 복음의 정신을 가장 해치는 것은 이른바 "천당"이라는 용어다. "천당"이라는 용어는 성경에 전혀 없거니와 도대체 어떤 말에서 유래하였는지 찾을 수가 없다. 예수님은 오직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셨으며 이것을 먼저 구하라고 명하셨다. 천당은 천국(하늘 나라)의 한국적 표현이지만 "천국"을 죽어야만 들어가는 "내세"로 오해하며, "천당"을 사후에 거할 집처럼 생각하곤 한다. 예수님은 사후의 세계를 "천국"이라고 부르신 적은 한번도 없거니와 특정한 시간과 장소를 "천국"이라고 칭하신 적도 없다. 천국은 언제, 어디에나 구할 수 있고, 비록 불완전하나마 지금도 소유할 수 있다. 그러므로 복음의 정신을 크게 망가뜨리는 "천당"이라는 용어를 제발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

교회의 용어 중에서 가장 세속적이고 타락한 냄새까지 풍기는 것은 바로 "당회장"이라는 호칭이 아닌가 싶다. 목사가 무슨 기업의 "회장"이나 된 것처럼 권위적인 냄새가 굉장히 배어 있는 단어이다. 그리고 당회를 할 때 사회하는 자를 일컫는 용어를 목사의 공식 명칭으로 사용하는 것은 우습기 짝이 없다. 목사를 높이려는 뜻에서 이 말을 쓴다면, 차라리 더 높은 말인 "사무총회장"이라는 말을 써야 하지 않나... 만약 그렇게 되면 세상은 온통 "총회장" 천하가 될 것이다. "당회장"이라는 말을 없애고, 친밀하고 부드러운"담임 목사"라는 말을 다시 살려야 한다.

그 외에도 "예배를 본다"거나 "예배를 드린다"는 말보다는 "예배한다"는 말이 좋고, "하나님의 축복"이라는 말도 "하나님의 복"으로 바꿔야 한다. 인간인 우리도 축복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축복하시는 분이 아니라 복을 주시는 분이다. 이처럼 사소한 것 같지만 엄청난 차이를 지닌 용어들을 잘 가려 사용함으로써 아름다운 향기가 나는 그리스도인이 되고, 나아가 우리말을 가꾸고 아끼는 애국자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