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오클랜드에서 열린 한 한인모임 행사에서의 일이다.
강연회 시작에 앞서 사회자는 "세미나 진행에 방해에 될 수 있으니 핸드폰을 끄거나 볼률 대신 진동으로 바꿔달라"고 당부했다.
세미나가 한창 진지하게 진행될 무렵,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한 참석자의 핸드폰이 크게 울렸다. 그 사람은 미안한 표정 하나 없이 여유있게(?)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통화를 끝내고 나서 다시 제자리도 돌아왔다.
청중들이 강연에 더욱 열중할 무렵, 맨 앞자리의 똑같은 그 사람의 핸드폰 벨소리가 또 울렸다. 역시 그분은 당당하게 전화기를 들고 통화를 시도하면서 밖으로 나갔다.
이 사람이 선례가 되었던가? 중간에 앉아있던 다른 사람들의 휴대폰도 서너 차례 울렸고, 이들도 별로 미안한 기색 없이 통화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연 전 핸드폰을 꺼달라고 당부한 사회자가 무색해지는 행사였다.
■공중도덕에 둔감한 한인들의 문제는 당사자의 문제가 크지만 이를 무관심하게 묵인해주는 주변 한인들에게도 ‘방조죄’를 물을 수밖에 없다.
미국인들의 강연회에서 핸드폰이 울리면 당사자가 크게 쩔쩔매며 어쩔줄 몰라한다. 주위의 사람들은 눈꼬리가 올라가고, 그 사람을 경멸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마치 ‘야만인’이라도 본 것처럼.
그러나 한인들은 "이 정도는 나도 범할 수 있는 것"이라는 태도로 묵인한다. 혹시 기분이 상했더라도 밖에 표현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우선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주의를 환기시켜 공연한 트러블을 일으키기 싫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한인들 사이에 ‘무례’를 지적했다가는 "당신이 뭔데 그러냐?"는 반박을 되받기 십상이다.
이같은 두려움 때문에 식당에서 애들이 떠들고 돌아다녀도 꾸짖지 못하고 옆사람에게 폐를 끼칠 정도로 떠드는 사람에게 주의를 줄 수 없다.
심지어 기자들을 앞에 두고 단체로 기자회견하는 사람들 중에서 회견도중 핸드폰을 받는 사람들까지 있다.
회견중 전화가 오면 밖으로 나가서 받는 경우조차 보기 힘들다. 옆에서 다른 사람이 회견하는 중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킨 채 손으로 입을 막고 막무가내로 통화하는 사람의 배짱이 부러울 뿐이다.
■한인사회에는 "돈만 많이 벌면 된다"는 경쟁의식만 팽배할 뿐 "예의를 지키며 살자"는 공감대는 별로 없다.
어떤 사람은 "미국은 돈을 많이 벌면 존경받는 사회"라고 강조, 아연실색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존경받는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되 "번 돈으로 좋은 곳에 쓴 사람들"이 아닐까"
또 돈이 아무리 많아도 그가 예의범절과 공중도덕을 지키지 못하고 에티켓이 없다면 ‘졸부’라는 조롱을 면치 못할 것이다.
한인사회는 예절 세우기 운동부터 벌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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