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의 미귀엘 테헤다와 자이언츠의 배리 반즈가 메이저리그 양대 MVP상을 휩쓸었다. 아메리칸리그의 테헤다는 생애 첫 MVP였고 내셔널리그의 반즈는 생애 5번째에 해당하는 MVP수상이었다. 수상소식을 전해들은 반즈는 MVP보다 월드시리즈 링이 더 좋았겠지만 아무튼 기쁘다는 소감을 말했다.
MVP상은 그 해 가장 뛰어난 성적과 팀 공헌도가 높은 선수에게 돌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배리 반즈는 올 배팅 타이틀을 거머쥠과 동시에 홈런 46방을 날리며 팀을 월드시리즈에 진출시킨 공로가 인정됐다. 테헤다는 개인성적에서는 알렉스 라드리게즈등에게 한 수 뒤졌으나 팀 공헌도가 인정됐다.
타율 3할8리, 홈런 34방, 타점 131개를 기록한 테헤다는 특히 홈런(57방)과 타점(141개) 면에서 라드리게즈에 크게 뒤졌다. 이를 두고 본국지의 한 스포츠 칼럼은 개인의 성적을 무시하고 팀 성적만 우선한 美 MVP 선출 제도를 크게 비난했다. MVP가 우수 팀 위주로 선정된다면 꼴찌팀에서 혈혈단신 선전한 많은 선수들은 어떻게 되겠느냐는 것이었다. 적어도 팀의 고른 발전을 위해서도 MVP는 개인성적 위주로 선정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정서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개인성적이 돈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는 한국 스포츠계에서나 나올 수 있는 소리다.
미국은 반즈도 이미 언급했듯이 개인성적보다는 팀 성적을 우선 순위로 둔다. 만년 하위 팀에서 수천만달러 연봉을 받기 보다는 연봉은 조금 밑돌더라도 이기는 팀에서 선수생활을 원하는 것이 미국 스포츠의 정서다. 물론 이것은 미국의 연봉 수준이 어느정도 궤도에 올랐기 때문에 하는 소리만은 아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은 흔히 두가지 경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연봉을 목표로 뛰는 선수, 다른 하나는 승리를 위해 뛰는 경우다. 새 계약이 임박했을 때나 성적이 오르는 선수, 팀 성적과 무관하게 항상 성적이 일정한 선수는 어딘가 문제가 있는 선수이다. 특히 팀은 이겼는데도 자신이 별로 선전하지 못했다고 울상을 짓는 경우는 박찬호나 김병현등 한국 선수들밖에는 없다.
지난 시즌 김병현은 팀이 2점차로 승리를 거두었는데도 9회말에 1점을 내주고 말았다고 패전 투수와 같은 울상을 짓고 있었다. 김병현은 또한 시즌내내 팀의 성적은 아랑곳없이 자신을 마무리로 등판시키지 않았다고, 감독의 지시가 맘에 들지 않았다고 반기를 들다 결국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반대로 자이언츠의 제이슨 슈미트 투수등은 작년 시애틀로부터의 훨씬 좋은 조건도 거절하고 자이언츠에 남아, 결국 월드시리즈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이며 리그 톱 투수로 자리 매김을 했다. 몇푼의 돈 때문에 철새처럼 둥지를 옮겨간 박찬호나 현재 무작정 샤핑을 벌이고 있는 김병현과는 확실히 다른 경우였다.
테헤다의 개인성적이 조금 밑돈다고 해서 MVP후보가 마땅치 않다는 생각은 후진사고다. 오히려 팀이야 이기던 지던 상관없이 성적에 영향을 받지 않는 선수를 다시 봐야한다.
승패에 관계없는 홈런 10방보다는 역전 홈런 한방이 훨씬 가치 있다. 테헤다는 올 팀을 승리로 이끄는 클러치 히트를 헤아릴 수 없이 쳐냈다. 꼴찌 팀에서 날린 라드리게즈의 체면치레홈런들과는 가히 비교도 할 수 없다. 옥석을 가려내야 발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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