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유럽4국 순방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9일부터 4박 5일 동안 취임 후 4번째의 유럽순방에 나선다. 부시 대통령은 20~21일 체코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러시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순방은 한동안 중간선거 등 국내문제에 치중했던 관심의 영역을 다시 밖으로 돌리는 의미를 띠고 있다. 나토의 확대개편 외에도 이라크 사찰 실시 및 공격 문제 협력 유도, 대 테러전 공동 대응, 그리고 북한 핵 문제 등이 그의 눈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의제들이다.
이라크 문제: 집권 후반기 부시의 첫 해외 나들이 길은 5월 유럽 4개국 방문과 나토 정상회의 참석 때와 비교하면 무척 가볍다. 당시는 경제 분야에서는 철강분쟁으로, 안보분야에서는 미사일방어(MD)의 본격 추진과 이라크 문제에 대한 이견, 잇달은 국제조약 탈퇴로 냉기가 감도는 유럽을 찾는 부시의 어깨는 무거웠다.
하지만 중간 선거의 대승으로 안정된 국정 운영 기반을 확보하고,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부터 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만장일치의 승인을 끌어낸 지금 부시의 발걸음은 거침이 없다. 부시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무대를 유엔의 이라크 무기사찰 실패 후 군사적 행동개시를 위한 국제적 협력의 분위기를 다잡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전면적인 무장해제와 유엔 결의안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선언문 채택은 부시가 이번 회의에서 끌어낼 구체적 성과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부시의 방문 목적을 설명하면서 “이라크는 나토의 미래에 직면할 전형적인 위협이자 중대한 위협”이라고 지적, 이라크 문제에 대한 나토 차원의 협력을 촉구했다.
부시는 정상회의와는 별도로 미국의 자동적 군사개입에 제동을 걸었던 프랑스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의 개별회담을 통해 결의안 통과 과정의 앙금을 털고 새로운 차원의 협력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 터키의 네스테트 세제르 대통령과는 이라크 공격을 위한 기지 사용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방문: 체첸 인질 사건 이후 미국과 러시아에 사이에는 대 테러전 수행을 위한 연대의 공감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부시는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를 찾아 인질 사건 이후 대 체첸 테러전의 확전을 선언한 푸틴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반대 급부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문제에 대한 러시아의 협력이다.
북한 핵 문제도 이번 정상회담 의제의 앞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정부는 최근 북한 핵 파문이 제기된 이후에도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객관적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따라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의 핵 개발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직접 전하면서 북한에 핵 폐기를 종용하기 위한 러시아의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장쩌민 중국 국가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처럼 러시아가 한반도의 핵 무장을 바라지 않다는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밖에 양국 정상은 러시아의 나토 참여와 핵무기 감축 문제에 대한 논의의 진전을 통해 냉전 청산 이후 새롭게 구축되고 있는 양국의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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