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Open Sign Swich를 당긴다. 뒤척이는 밤을 곱게 개켜두고 푸른 새벽자락을 따라 아침을 연다.
Hello, Good morning. How are you. May I help you. 커피 한 잔과 Bagel에 계란 치즈 넣고, 눈이 파란 긴 머리 아줌마는 야채 크림 치즈를 즐겨 발라간다. 바쁜 손놀림, 부지런한 눈, 귀, 입. 토스트 향기가 무르익으면 낯익은 출근 손님. 매일 만나는데도 매일 반가워 커피 향 속에 정을 풀어넣고 졸음을 쫓는다. 한바탕 새벽잔치 끝내면 희뿌옇게 아침이 다가와 있다.
숨돌릴 틈도 없이 캐시어 레지스트를 난타하기 시작한다. 지폐는 누웠다가 일어났다 누웠다 일어났다 쉴새없이 반복된다. 지친 몸은 닳아가고 지탱하는 발바닥은 불을 딛고 선듯하다. 팔다남은 샌드위치 한조각 목구멍에 밀어 넣는다.
-에고 세상에 이거 먹을라꼬 밤낮 이짓 하능가-
꼼지락 거리는 작은 손가락이 계산대 옆 선반위로 기어오른다. 막대기로 톡 건드리면 금새 숨어 버린다. 거기엔 껌과 캔디가 있다. 얼음과자는 어디에 숨어서 먹었는지 구석 한 귀퉁이에 얼음과자 뼈다귀가 흩어져 있다.
가끔은 굶고 있다는 힘없는 저들의 웅얼거림에 빵도 쥐어주고 먹을 거리를 안겨주기도 하는데 타성에 젖어버린 것일까. 노예근서에서일까. 게으른 무릎을 추슬러 세우려는 의지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저들이 미웁기보다는 연민으로 가슴이 저려온다.
마른 풀같이 껍질만 남은 낡은 인생들이 기웃거린다. 초점 잃은 눈동자들, 떨리는 손은 얼른 주머니 속으로 감춘다. 스러져 버릴 듯 낙엽같은 안타까운 인생들을 겨냥하는 작은 피스톨이 비상벨 옆에 안장되어 있다.
남북전쟁이 끝난지 오래인데도. 숨겨두고 싶은 하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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