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문가 진단: 미경제 언제 회복되나 (3)
▶ 이근식 홉스트라대학 국제경영학 종신교수
"미국 경제는 제조업 분야가 분명히 바닥을 쳤고 주식도 내년 1~2월까지 상향곡선을 그리다가 이후에도 완만한 성장세가 예상됩니다."
롱아일랜드 홉스트라대학 마케팅 및 국제경영학 종신교수인 이근석 박사는 "소매업이 대부분인 한인 비즈니스는 미국 경제의 흐름에 시차를 두고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간이 계속될 것"이라며 "여러 가지 제약으로 업종 전환이 사실상 어려운 만큼 한인 비즈니스는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박사는 최근의 증권 시장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증권은 경제의 선행지표라고 한다. 지난 2년간 추락을 거듭했던 주식이 최근 한 달간 오름세를 지속했고 앞으로도 몇 달간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비교해 볼 때 불경기의 막바지에 주식이 갑작스레 오르고 이때 사람들이 주식에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부동산 경기의 활황도 미국 경제에 대한 이 박사의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 전체로 봤을 때 주식으로 돈을 잃은 사람은 5~10% 정도인 반면 주택 가격 상승으로 돈을 번 사람은 30~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경기는 3~4년 주기로 움직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가 정점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소비를 증가시키면서 미국 경제를 지탱해왔다. 이제 이러한 여유 자금은 주식 등 새로운 투자 시장이 형성되면 그쪽으로 움직여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인 경제는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는 소매업인데다 요식업, 여행업, 부동산업 등 전통적인 업종에 국한돼 미국 경기 흐름에 시차를 두고 반응한다고 분석한다. "미국 경제가 불황이 시작된 2000년이 아니라 그 이후 1~2년이 지난 뒤부터 한인 경제가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들더라도 한인 경제에 그 효과가 미칠 때까지는 일정한 시차가 필요하다. 경기가 회복돼 주류회사들이 이윤을 내면서 채용을 늘리고 이들이 소비를 증가하면 그때 한인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이 미치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1.5세나 2세들과는 달리 1세들은 업종 전환에 제약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망이 좋은 하이테크 분야나 제조업에 진출하고 싶어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업종전환이나 사업확장 보다는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경쟁력을 갖춰 나가면서 미국 경제의 회복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즉, 중국인을 비롯해 베트남, 인도 등 새로운 아시안 이민자들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데 한인 비즈니스는 가격 인상을 통한 수익 증대보다는 비용을 절감해 수익을 늘리는 생산성 제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현재의 업종에서 신상품 개발을 강조했다. "여행업을 예로 들면 기존의 티켓이나 상품 판매에 국한되지 않고 세미나 개최 등으로 수요를 창출하고 요식업도 테마 식당 등 전통 개념을 뛰어넘는 새로운 마케팅을 도입해야 한다. 이미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은 크게 바뀌었다.
과거 사업을 성장시키는데는 팽창 전략이 주효했지만 이제는 신뢰가 우선이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어야만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으며 요즘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이러한 금언이 어느 때보다 더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 이근식 홉스트라대학 국제경영학 종신교수
롱아일랜드에서 가장 역사가 깊고 큰 사립대학인 홉스트라대학에서 마케팅 및 국제경영학 종신교수로 재직중이다. 마케팅을 전공했고 통계학을 부전공한 경영학 박사다.
86년부터 동대학 교수로 재직하면서 뉴욕한인 경제인협회 고문, 해외한인무역인협회 자문교수로 오랜 동안 활약해 미국 주류 경제의 흐름은 물론 뉴욕 한인 경제에 대해서도 정확한 분석력을 갖고 있다.
또한 한국타이어, 대우전자, 한화유통 등 한국대기업의 자문교수로 활동해 대표적인 한인 관련 국제경제학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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